
차세대 인터넷 혁명으로 불릴 '에이전틱 웹(Agentic Web)' 시대의 도래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5월 19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25'에서 공개한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이 그 중심에 있다. 이는 AI 비서들이 마치 1990년대 웹 페이지처럼 서로 자유롭게 연결되어, 사용자의 개입 없이도 항공권 예약부터 식료품 주문, 가격 협상까지 막후에서 자동으로 처리하는 미래를 예고한다.
팀 버너스리가 1989년 하이퍼텍스트를 통해 정보 공유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MCP는 현재 각 공급업체 생태계에 고립된 AI 에이전트들의 장벽을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픈소스 표준으로 설계된 MCP는 AI 에이전트 간 데이터 요청, 컨텍스트 공유, 작업 위임 등을 위한 공통 규약을 정의한다. 오픈AI, AI21 랩스, 코히어 등 주요 AI 선도 기업들의 지지를 확보한 MS는 MCP가 초기 웹처럼 폭발적인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당한 경제적, 사회적 파급 효과를 동반한다. 금융 분석기관 피니마이즈(Finimize)는 2026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45%가 고객 지원,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업무 흐름 자동화를 위해 다중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령, 보험 AI가 의료 기록 에이전트와 연동해 보험금 지급을 신속히 처리하고, 여행 계획 AI가 지역 행사 정보 봇과 협력해 맞춤형 여정을 설계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수십억 달러 이상의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으나, 동시에 보안이 담보되지 않은 에이전트 상호운용성은 허위 정보 유포, 개인정보 침해, 시스템 해킹 등의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나온다.
MS AI 생태계 총괄 유수프 메흐디 부사장은 "MCP는 AI 비서들에게 보편적인 소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지능형 서비스의 역동적인 개방형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반면, 보안 전문가 엘레나 마르티네즈 박사는 "설계 초기부터 신뢰와 검증 프로토콜을 통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대적 공격에 취약한 후문을 열어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CP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뜨겁다. 공개 48시간 만에 25개 이상의 주요 AI 연구기관이 MCP의 깃허브 저장소에 참여했으며, 딜로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IT 책임자 중 62%가 개방형 표준 에이전트 프로토콜을 2025년 기술 로드맵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실험 결과, MCP는 기존 맞춤형 통합 방식 대비 에이전트 간 데이터 교환 지연 시간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S는 MCP와 함께 구조화된 검색 증강(RAG) 기술을 통합해, 에이전트들이 비용과 데이터 과부하를 최소화하며 가장 연관성 높은 정보 조각만을 교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에이전틱 웹의 신뢰 프레임워크, 디지털 서명, 공동 거버넌스 모델 구축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의 시야를 벗어나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것이 디지털 협업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지, 혹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블랙박스 시스템'의 은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그 답은 향후 수십 년간 인류와 기술의 관계를 재정의할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에이전틱 웹은 막대한 기회와 동시에 잠재적 위험을 안고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명성 확보 요구, 그리고 AI 간 소통을 규율할 표준 정립 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지능형 협업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