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모내기하는 날
한창 물오른 봄과 섞은 질퍽한 논
촌부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전신 마사지하는 순박한 들녘
틈을 매단 못줄 맞추는 촌부가 익살 던지면
농을 푼 음탕 꽂는 촌부
한 폭의 아침에 비경을 낳는다
패인 여름 보조개가 볼 붉히는
아이는 저리 가라는 걸쭉한 어른들 세상
고단한 농부 일상에 품앗이가
때로는 위로 얹고 막걸리 부어
어깨 뽕 탄산에 춤추는 못줄
호기심 물린 아이의 부드러운 종아리 살
군침 도는 야들야들한 초여름을
더러운 이빨로 범하는 거머리
아지랑이 따라 방정 떨던 순수가
철퍼덕 주저앉은 활달한 엉덩이
부둥켜안은 끈적한 논
졸지에 수지맞고 이게 웬 떡이냐
웃음 가득한 들녘에서 침만 삼키는 헛바람
절기 중 소만이 가슴에서 빼낸 티라미수
한 조각 퍼즐 맞추고 싶은 오월이
미소를 빚는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