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결핍은 나의 스승(56)

전승선

 

결핍은 나의 스승(56)

 

 

빈집에 앉아 고단함을 참아내는 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욕망의 유혹 때문이지

 

바지 주머니 속 깊이 숨은 부끄러움이  

스멀스멀 연기처럼 올라오고 있지만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는 결핍을 보지 못했네

 

타인에게 고통의 책임을 떠넘기는 나는 

비참한 세상 동정하지 않고 비웃는 나는 

분노가 필요한 순간 분노하지 못하는 나는 

 

고독의 철옹성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외로워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불쌍한 개체

결핍이라는 강력한 최음제로 살아가는 존재

 

이제 침묵의 틈새에서 시작된 작고 여린 숨결이

다시 깨어나려고 꼬물꼬물 발버둥 치고 있는데

세상아, 조용히 좀 해 생명이 깨어나려고 하잖아.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5.05.26 09:26 수정 2025.05.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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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