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노래하지 않았다. 그는 속삭였다. 그리고 명령했다. 그는 춤추지 않았다. 그는 도발했고 유혹했다.
록의 전설 믹 재거(Mick Jagger)는 단지 음악의 아이콘이 아니다. 그는 20세기 이후 인간 욕망의 가장 원초적인 리듬을 손에 쥔, ‘세기의 유혹자’였다.

본능에 말을 건 남자, 믹 재거
1960년대, 세상은 보수의 탈을 쓴 금기를 품고 있었다. 그때 등장한 믹 재거는 그 금기를 발가벗겼다. 그는 마치 고대의 주술사처럼, 음악을 통해 억눌린 욕망을 해방시켰다. 그의 입술, 그의 골반, 그의 눈빛 하나하나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관객의 내면을 자극하는 ‘유혹의 기술’이었다.

롤링 스톤즈의 음악은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 ‘위험한 자유’의 사운드트랙이었다. 믹 재거는 그 안에서 악마의 웃음을 지으며 춤췄다. 그는 언제나 도덕의 선을 넘을 듯 말 듯 했고, 그것이야말로 사람들이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던 이유였다.
유혹은 곧 생존 전략이었다
믹 재거는 단지 본능의 화신이 아니었다. 그는 날카로운 전략가이기도 했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그는 그 변화에 맞춰 옷을 갈아입고, 말투를 바꾸고, 욕망의 화법을 재정의했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그의 영향력은 그가 단지 ‘야성’에만 기대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그는 유혹의 본질이 ‘변화’임을 알고 있었다. 유혹은 늘 새로워야 하고, 때로는 익숙함조차 낯설게 만들어야 했다.

그는 왜 아직도 유혹하는가?
2025년 현재, 믹 재거는 81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투어 중이며, 여전히 여성과 무대와 권력에 탐닉한다. 이 모든 것이 일탈로 보일 수 있지만, 본질은 다르다. 그는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일생 동안 반복해왔다.
그는 삶 전체를 ‘유혹의 연극’으로 만든 배우였고, 우리는 그 무대의 관객이자 공범이었다.

믹 재거라는 거울
믹 재거는 단지 자신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본능을 끌어낸 유혹자였다. 그래서 그를 보며 불편했던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은, 그가 단지 자신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늘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너는 진짜 네 본능대로 살고 있나?”
믹 재거의 유혹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유혹은 지금도, 아주 은밀하게, 우리 안에서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