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명배우, 수잔 서랜든. 4번의 아카데미 후보, 1번의 여우주연상 수상. 하지만 오늘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녀의 영화가 아니다. 올해로 75세, 여전히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유혹자 수잔 서랜든’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단 한 번의 결혼과 수많은 연애, 그리고 ‘영원히 나이들지 않는’ 매혹의 기술로 시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다.
■ 그녀의 남자들, 그리고 타협하지 않는 삶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난 수잔은 9남매의 장녀였다. 카톨릭계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던 그녀는 첫사랑이자 첫 경험이었던 크리스 서랜든과 21세에 결혼한다. 당시 결혼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퇴학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솔직한 고백. 하지만 이 커플은 매년 “계속 결혼을 유지할 것인가?”를 논의할 정도로 비주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지녔다.
영화 오디션에 우연히 따라간 자리에서, 수잔은 주연으로 발탁된다. 남편은 탈락했고, 수잔은 데뷔 후 단숨에 스타가 되었다. 이후 14살 연상의 프랑스 감독 루이 말, 데이비드 보위, 숀 펜, 이탈리아 감독 프랑코 아무리, 그리고 12살 연하의 팀 로빈스 등과의 로맨스는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피임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여겼지만, 38세에 기적처럼 첫 아이를 갖는다. 이후 팀 로빈스와 21년간 동거하면서 두 아들을 낳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결혼은 일상에서 서로를 당연하게 만들고, 정체성을 잃게 만들까 두려웠다”는 그녀의 철학은 독립적인 여성의 상징이 되었다.
심지어 32세 연하의 조나단 브릭린과도 연애를 했으며, 그는 수잔의 아들과 7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수잔은 당시 인터뷰에서 “나이든 남자들은 에너지도 없고 호기심도 없다”고 단언하며, 열정과 모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밝혔다.
■ 그녀는 어떤 유혹자인가
수잔 서랜든은 단지 아름다웠던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신념가형 유혹자’다. 자유로운 연애, 늙지 않는 매력, 그 모든 것의 바탕엔 강력한 신념과 정의감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졌지만, 힐러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만큼 독립적인 정치관을 지녔으며,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 총기규제, 이민자 아동 분리 반대 시위 등 수많은 사회운동의 선봉에 섰다.
그녀와 사랑을 나눈 남성들을 살펴보면 루이 말, 팀 로빈스, 숀 펜, 데이비드 보위까지—모두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을 한 이들이다. 수잔의 신념과 지성, 정의감은 그런 남성들에게 단순한 연인이 아닌 ‘우상’이자 ‘동반자’였던 것이다.
■ 유혹의 기술: 신념과 모성애, 그리고 독립성
수잔은 언제나 ‘엄마’라는 이미지를 함께 품고 있었다. 9남매의 장녀, 자녀 셋의 엄마,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감싸는 활동가. 그녀의 유혹은 단순한 성적 매혹이 아닌, ‘정의로운 엄마’와 ‘자기 인생의 주인’이라는 카리스마의 복합체다.
수잔은 말했다. “결혼이란 제도는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 나 자신만이 나를 규정한다.” 그녀의 삶과 유혹은 그것을 증명해낸다.
■ 결론: 늙지 않는다는 것은, 물리적 나이를 이기는 것이 아니다
수잔 서랜든은 실제로 늙지 않았다. 아니, 늙는 법을 모른다. 외모 때문이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강해지고 더 열정적인 그녀의 삶이, 바로 ‘늙지 않는 유혹’의 정체다.
사회가 정한 여성의 나이, 외모, 결혼이라는 틀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온 수잔 서랜든. 그녀는 단순히 유혹의 기술을 넘어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자유인’의 표상이다.
그녀는 지금도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며, 언제든 모험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것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유혹이란 결국 삶을 향한 태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