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부동산은 다시 요동칠까?
지난 대선 이후 출범한 새정부는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은 민심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새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다주택자 세부담 완화, 3기 신도시 공급 확대 등을 정책 어젠다로 제시했다.
이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일부 인기 지역의 집값이 약보합에서 반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부동산 커뮤니티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지금이 저점인가’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실거래량과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다.
“심리보다 실체를 봐야 한다”… 냉정한 판단 필요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새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시장 심리를 자극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매수세가 확산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특히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은 여전히 크며, 실수요자보다 투자 심리가 먼저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 교수는 또한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정부 정책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금리, 공급 일정, 경기전망, 가계부채 등 다양한 거시지표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며 “정책 기대감에만 의존해 성급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신중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 변수는 금리와 공급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는 바로 ‘금리’다. 한국은행은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으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에 이른다. 고금리 시대는 실수요자의 대출 여력을 낮추고, 주택 구입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정부가 강조하는 공급 확대 역시 단기간에 체감되긴 어렵다. 3기 신도시 사업을 비롯한 신규 택지 개발은 실제 착공과 분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주민 반발과 행정 절차 지연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집값 상승? 반등은 있어도 본격 상승은 '시기상조'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질적인 상승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노승철 교수는 “정부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도, 시장이 즉각 반응하기는 어렵다”며 “정책 효과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실거래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신뢰 회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정부 출범 = 집값 상승’이라는 공식은 아직 섣부른 결론일 수 있다. 실제 시장은 금리, 공급, 심리, 세제 등 복합적인 요인 속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과거처럼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조정의 과정에 가깝다. 지금은 섣부른 투기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판단과 현실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시장은 ‘희망’보다 ‘신뢰’에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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