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편집자 주) 한국공공정책신문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며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귀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러시아, 몽골, 캄보디아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선교 사역을 감당해 온 노병일 선교사의 간증과 선교적 삶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한다. 각 편마다 담긴 선교적 통찰과 헌신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께서도 세계 열방과 땅끝 복음 전파의 사명을 함께 마음에 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 다니지 아니하겠느냐?” (누가복음 15장 4절)
삶의 진로를 결정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깊은 고민의 시간이다. 필자 역시 군 복무를 마치고 인생의 길을 놓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물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후회 없는 인생일까?’라는 기도제목은 나날이 깊어졌다.
기도 가운데 확신하게 된 것은 분명하였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삶이야말로 주님의 마음과 가장 일치하는 사명임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영혼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 그 한 영혼을 찾을 때 하늘에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를 묵상하며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한 가지 고민은 남아 있었다. ‘어떻게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하나님께 인도할 것인가?’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기도하던 중, 1987년 여름, ‘세계가 우리를 부른다’는 주제로 열린 CCC(한국대학생선교회) 여름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김준곤 목사님께서는 저녁 집회 중 설교를 마친 뒤, 세계 열방을 향해 복음을 전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조용히 일어서라고 도전하셨다. 그 순간, 필자의 마음은 뜨겁게 반응하였다. ‘주님,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응답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작은 결단이 이후 인생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었다.
결단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1990년, 신학교에 입학하였고, 1993년 10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첫 사역지인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로 향하였다. 이후 러시아에서 12년, 몽골에서 10년,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현재까지 10년째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러시아에서, 몽골에서, 캄보디아에서 잃어버린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사역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은혜와 기쁨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세상의 어떤 성공이나 명예와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 요한은 요한계시록에서 환상 중에 셀 수 없는 각 나라와 족속이 보좌 앞과 어린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찬양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있도다.” (계 7:10) 이 장면 속에 등장하는 모든 예배자는, 바로 세상 곳곳에서 복음을 통해 주님께로 돌아온 잃어버린 영혼들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열방에는 여전히 잃어버린 영혼들이 방황하고 있다. 누가 그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품으로 인도할 것인가?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들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들을 통해 잃어버린 영혼들이 하나님 보좌 앞에서 성삼위 하나님께 찬양하며 경배하는 날이 올 것이다.
잃어버린 영혼이 있는 곳이 곧 땅끝이다. 그것은 반드시 멀리 해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주변에서도, 이 땅 대한민국 안에도 여전히 주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영혼들이 있다. 그곳이 바로 오늘 우리가 가야 할 땅끝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땅끝에 있는 잃어버린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해야 하는 사명을 받았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절박한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해야 한다. 선교는 특별한 자들의 사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모든 이들이 응답해야 할 사명이다.
사도 바울이 마게도냐 환상 중 들었던 외침처럼, 지금도 수많은 영혼들이 외치고 있다. “와서 우리를 도우라.” (행 16:9)
필자는 그 외침에 응답하였고, 지금도 응답하여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주님께로 인도하는 길을 걷고 있다.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서라도, 잃어버린 그 한 마리를 찾아 헤매시는 주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향해 물으신다.
‘누가 우리를 위해 잃어버린 영혼을 찾으러 갈꼬?’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 하리라.” (눅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