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부산대첩기념공원은 역사적 과제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회

부산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가장 먼저 침공해 왔던 곳이다. 부산진성과 동래성에서 민관군이 결사 항전했으나 중과부적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수군은 1592년 10월 5일 부산대첩에서 적선 100여 척을 격파하고 대승을 거두었다. 부산시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오래전에 10월 5일을 부산시민의날로 지정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아는 부산 시민이 거의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부산대첩이 있었던 장소는 부산시 동구 좌천동과 범일동 일원이다. 부산진성의 지성이었던 자성대 앞쪽 바다가 부산대첩의 주요 현장이다. 지금, 이 일대는 매립으로 지형이 많이 변했으며 북항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이곳은 부산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산시는 북항재개발사업지구 내에 조성하고 있는 가칭 ‘북항친수공원’ 의 공식 이름을 정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북항친수공원’과 ‘부산대첩기념공원’ 중에서 어떤 것으로 할지 다음 달까지 중구와 동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필요시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임진왜란 전적지에서 벌이고 있는 재개발사업을 단순한 토목공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주관부서가 '공원여가정책과'인 것도 그렇고, 가칭이지만 '친수'라는 말이 들어가는 공원 이름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 친수(親水)는 일제 강점기 때 남긴 토목공사 용어인데, 부산대첩지에 이런 이름을 짓겠다는 생각을 누가 했는지 개탄스럽다.

 

부산대첩은 이순신 장군도 "지금까지의 그 어떤 전투보다 치열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선봉에 서서 싸우다 전사한 녹도만호 정운 장군의 순의비가 다대포에 세워져 있다. 부산대첩의 전초전이었던 장림포해전, 화준구미해전, 다대포해전, 서평포해전, 절영도해전, 초량목해전도 모두 부산에서 벌어졌다.

 

이런 역사적 가치도 모르고 토목공사 전문가들이 주도하여 공원 이름을 짓는다면 이순신 장군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부산 시민들이 각성하여 부산대첩기념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여, 부산이 세계적인 항구도시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바란다.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

https://myisoonsinxsz.zaemit.com/

 

작성 2025.07.07 10:18 수정 2025.07.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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