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출항
바닷속 끄트머리 마당에
꽂혀 있던 쇠붙이가
감자 파듯 흙을 뒤집어야
갈 길이 문을 연다
각자 지분을 갖고
당기고 밀다가
프로펠러 물이랑을 만들어내면
모두가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아침과 낮 그리고 밤을
번갈아 반복해 쓰고 나면
낯선 기록들이 칸을 채우고
새로운 바닷속 땅끝이 닻을 기다린다
뭍에 있는 키 작은 전봇대 같은
고리에 안전띠처럼 묶였던 줄이
묶였다가 풀리고 떠난다는 일
그것은 만남의 시작과 헤어짐으로
만들어진 구덕살이다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