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주세요”…더위에 쓰러지는 사람들
2025년 7월, 한반도는 끓어오르는 가마솥 더위 아래 신음하고 있다. 체감온도 36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거리에서, 공사 현장에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고 있다.
지난 7월 8일 하루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만 무려 254명. 이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누군가에겐 단순한 숫자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 하루는 누군가에겐 삶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우리 중 또 누군가가 그 숫자가 될지도 모른다.
폭염은 단순한 날씨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을 뒤흔드는 자연재해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폭염을 ‘불편’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진 않은가.
기후위기 시대의 일터, 얼마나 준비돼 있나
2021년 이후 지구는 매년 역대급 폭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제 여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닌, 재난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특히 도시의 아스팔트 위와 농촌의 비닐하우스, 건설현장 등은 그 뜨거움이 집중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이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쉴 공간도, 마실 물도, 체온을 낮출 제빙기조차 없다. 특히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은 정부의 냉방 장비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폭염 대응”이라는 말이 실제로는 이들에게 닿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의 통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자 중 약 40%가 실외 작업 중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노동 환경이 곧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냉방 장비도, 휴식도…현장은 무방비
실제 현장에서는 지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 큰 문제는 지원 방식과 절차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신청 방식, 복잡한 인증서 요구, 반복되는 행정 절차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먼 이야기다.
또한, 휴식시간 보장에 대한 규정도 강제성이 없어, 여전히 작업자는 자신의 판단으로 일하다 쓰러지기 전까지 일할 수밖에 없다. 이는 노동자의 ‘의무’가 아니라 ‘권리’여야 한다.
폭염은 재난이다. 노동자의 생명권을 보호하라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했다면, 대응도 재난 수준이어야 한다. 단순히 폭염특보 문자나 ‘폭염주의보’ 안내문으로 끝나선 안 된다.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는 폭염을 ‘산업재해’로 간주하고, 일정 기온 이상에서는 작업을 금지하거나 휴식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예컨대 스페인은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에는 옥외 작업을 법으로 금지한다. 미국의 일부 주는 사업장에 냉방 시설 및 물 공급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위반 시 처벌 조항도 명시돼 있다.
우리도 이제는 근로기준법에 ‘폭염 휴식 의무’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
- - 기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작업 중단
- - 냉방 장비 설치와 물 제공을 법적으로 의무화
- 소규모 사업장도 예외 없이 포함
이러한 조치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리고 이 장치는 ‘혜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여야 한다.
땀 흘린 대가가 쓰러짐이 되어선 안 된다
폭염 속에서 일하는 이들이 ‘희생’이 되어선 안 된다. 기후위기 속 여름은 더 자주, 더 길게, 더 뜨겁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하지 않으면, 내년, 그다음 해에는 더 많은 숫자와 이름이 피해자 명단에 오를 것이다.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 단지 온도계의 숫자가 아닌, 사람들의 체온과 삶의 무게를 읽어야 할 때다. 폭염 속 노동은 선택이 아닌 생계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에게 생존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칼럼-이택호 기사 제공]
칼럼니스트
수원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사)한국경영문화연구원 원장
좋은세상바라기 전문교수
농업경영교육 전문가
농정원 청창농 전문교수
농림축신식품부 인증컨설턴트
웰다잉교육지도사
안전교육지도사
변화와 혁신 및 리더의 역량강화 전문가
“죽기전에 더 늦기전에 꼭 해야 할 42가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