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트리즈 원리와 문학작품 창작

김관식

21세기 미래사회는 창의성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활 하면서 부딪치는 치는 문제들을 창의성이 있는 사람은 기발하게 해결하여 주위 사람을 감탄하게 한다. 생활하면서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려다 발명품을 만들어낸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론으로 트리즈가 있다. 트리즈는 ‘발명 문제해결 이론’을 의미하는 러시아어의 영어 표현(Teoriya Reshniya Izobretatelskikh Zadatch)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이다. 러시아의 겐리히 알트슐러(G. S. Altshuller)가 개발한 방법이다. 

 

트리즈 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한 겐리히 알트슐러는 구소련의 타슈켄트에서 태어났다. 그는 14세 때인 1940년에 수중 잠수장치를 발명하였고, 1941년에 로켓엔진을 장착한 보트구조를 발명하면서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1946년 잠수함 탈출 장치를 개발하여 소련 해군 특허국에 배치될 정도로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알트슐러는 발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는데 그 연구가 전 세계 특허들을 분석하여 그 특허들의 공통점을 찾아 분류하는 것이었다. 그는 특허의 공통점을 찾자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 트리즈의 구체적인 방법을 발견하고, 40가지 발명 원리와 76가지 표준해결책,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제안하였다.

 

그의 트리즈 이론은 모순을 찾아내어 그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안을 얻을 수 있도록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창의적인 문제해결이론이다. 혁신적인 발명이나 개선은 모순을 극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혁신적 발명, 개선이란 모순을 극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모순에는 기술적 모순과 물리적 모순의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기술적 모순을 극복한 특허들을 분석하면서 공통적인 해결 방법을 추출한 결과, 40가지 발명 원리를 발견해 냈다. 

 

트리즈 이론은 세계 여러 나라가 이를 도입하여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1우리나라에서도 LG가 1995년에 처음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삼성, 포스코를 비롯한 많은 기업에서 기술개발을 하는데 활용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경영전략을 세울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되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40가지 발명 원리로는 분할, 추출, 국소적 성질, 비대칭, 통합, 범용성, 포개기, 내용, 평형추, 선행 반대 조치, 선행 조치, 높이 맞추기, 반대로 하기, 구형화, 역동성, 과부족 조치, 차원 바꾸기, 기계적 진동, 주기적 작동, 유용한 작용의 지속, 고속 처리, 해로움을 이로움으로, 피드백, 매개체, 셀프서비스, 복제, 일회용품, 기계 시스템의 대체, 공기압 또는 수압구조물, 유연한 막과 얇은 필름, 다공질 재료(Porous Material), 색상 변경, 동질성, 폐기 및 재생, 속성 변환, 상전이, 열팽창, 강한 산화제의 사용, 비활성 환경, 복합재료 등이다.

 

그가 제시한 발명 원리 몇 가지만 자세하게 설명하면, 첫째 분할은 물체를 독립된 부분으로 나눈다. 물체를 조립식으로 만든다. 물체의 분할 정도를 늘린다. 세부적인 독립시스템으로 나눈다. 하나를 여러 개로 나누어 보거나 분할의 정도를 다르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분할은 제품 단위별로 나누어서 조립이 가능하게 하거나 업무를 작은 단위로 나누고 간소화해서 업무 처리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원리가 적용된 것으로는 블라인드, 조각과일, 조각케이크, 할부결제, 얼음조각, 투피스, 기차, 컴퓨터 부품 등이 있다. 트리즈의 원리를 문학작품을 창작하는데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원리를 적용한 시 2편을 소개한다.

 

트리즈 원리 증 분할(분리)의 원리를 시 창작에 적용이 가능하다.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적 소재나 이미지를 형상화할 때 분할 원리들을 적용한다. 시간의 분리, 공간의 분리, 조건의 분리, 전체와 부분 등으로 분리한다. 두 가지 분리의 원리를 적용하는 데, 시 창작의 시간 의식은 묘사와 관련이 매우 깊다. 따라서 시적 묘사를 할 때 시간은 길게 하거나 정지시키는 방법이다. 따라서 시에서 시간의 묘사는 현재로 정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간의식을 분리한 예시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살펴본다. 트리즈 원리에서 주사를 맞을 때 엉덩이를 먼저 때린다든지, 보리를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미리 보리를 발로 밟아주는 사전 조치를 취하듯이 시에서도 직선적 시간의식에서는 선행조치, 사전 반대조치, 예방조치 등을 취하고 순환적 시간의식에서는 주기적 반복, 지속성 유지, 폐기 및 재생 등의 트리즈 원리를 적용한다. 직선적 시간의식을 적용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의 국화꽃은 “천둥”과 “소쩍새”가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웠고, 그 꽃이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서” 서 있는 등 어딘가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상실, 소멸이 아니라 삶의 긍정적인 완성과 성취로 해석할 수 있으며, 부정적인 과거의식에서 긍정적인 미래의식으로 전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시 창작에서 공간의식은 공간의 병치와 관련이 있다. 시적 공간을 분할하거나 통합을 하는데 분할한 것을 병치의 방법으로 기술하기 때문이다. 공간의식은 몽타주 기법으로 병치하여 통합하거나 분할하여 병치한다. 이때 은유와 환유가 적용된다. 은유의 방식 중 선택은 ‘선택적 공간의식으로, 대체는 대체적 공간의식으로 설정하고 환유의 통합체를 통합적 공간의식으로 분류하여 병치시킬 수 있다. 

 

공간의식을 분리한 예시로 최승호의 「고비의 고비」를 살펴본다. 분할의 원리는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분할의 원리가 트리즈 원리에서 시간과 공간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나 시 창작과 인간의 감정이나 의식은 경험하는 사람의 위치 공간으로 선택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고비에서는 고비를 넘어야 한다

뼈를 넘고 돌을 넘고 모래를 넘고

고개 드는 두려움을 넘어야 한다

 

고비에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땅의 고요 하늘의 고요 지평선의 고요를 넘고

텅 빈 말대가리가 내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고비에는 해골이 많다

그것은 방황하던 입덩어리들의 잔해

고비에서는 없는 길을 넘어야 하고

있는 길을 의심해야 한다

사막에서 펼치는 지도란

때로 모래가 흐르는 텅 빈 종이에 불과하다

 

길을 잃었다는 것

그것은 지금 고비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최승호의 「고비의 고비」 전문

 

 2연에서 ‘고요’를 땅의 고요, 하늘의 고요, 지평선의 고요로 나누었다. 땅은 현실의 공간, 하늘은 이상의 공간, 지평선은 현실과 이상이 만나는 선택적 공간의식으로 육화시켜 시적 사유를 펼쳤다. 

 시, 소설, 희곡 여러 장르에서 트리즈의 여러 원리를 적용하여 문학작품의 창작이 가능하다. 따라서 문학작품을 창작하려면 다양한 인접 학문도 섭렵하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해야 공감이 가는 좋은 작품이 창작되는 것이다. 그저 의욕만 앞세우고 책상 앞에 앉아 끙끙거리고 앉아 있는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창작되는 것이 아니다. 부단히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없고 성장을 멈추어 수년이 지나도 일정 수준의 작품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07.14 10:02 수정 2025.07.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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