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시작은, 커피숍에서 시작된 마음 한 스푼
'두호리에스제이'는 경남 고성군 마암면 두호리에 있는 작은 농장의 이름이자, 그녀가 걸어온 길의 또 다른 이름이다. 2018년, 커피숍을 운영하던 이선진 대표는 어느 날 문득 청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카페에서 손수 만든 코디얼을 고객에게 내놓을 때, 그녀의 눈엔 자연을 닮은 음료가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이걸 내가 키워서 만들면 어떨까?" 그 단순한 생각 하나가, 그녀를 '도시에서 밭으로', '커피잔에서 흙으로' 이끌었다.
마을 끝자락의 작은 기적 – 두호리 515-1번지
2023년 4월, 그녀는 ‘두호리 에스제이(SJ)’라는 이름으로 첫 밭을 일구었다. 그곳엔 장미가 피었고, 허브가 자랐고, 바질 향이 땅에서 올라왔다. 그러나, 시작부터 마냥 꽃길은 아니었다. “텃세요? 있었죠. 이방인이었으니까요. 혼자 하우스 짓고, 풀 뽑고, 예초기로 하루 종일 허리 굽히고... 그렇게 지내다 보면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녀는 이겨냈다.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 건, '식물의 숨결'이었다. "이 아이들은 제 발소리를 기억해요. 제가 밭에 들어가면 그게 느껴져요. 식물도 사람이 돌보면 반응을 해요."
무농약 농사, 풀과의 전쟁 그리고 진심
풀은, 늘 문제였다. 농약을 한 방울도 치지 않으니 하루 반나절 예초기로 싸워야 했다. 비가 온 다음 날은 더 심했고, 햇살이 쨍한 날은 땀이 눈을 찔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전쟁을 선택한 사람'이다.
"풀 뽑는 게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내 아이에게도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그래서 두호리 에스제이의 모든 식품은 무첨가다. 방부제 없음. 감미료 없음. 색소 없음. 대신, 햇빛과 시간, 그리고 농부의 손이 들어있다.
장미와 허브, 그 이상의 것들
이선진 대표가 만든 제품에는 장미와 허브, 바질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맛을 보기 전에 향에 놀라고, 맛을 본 후엔 마음이 움직인다.
“이거 진짜 뭔가 다르네요.”
고객의 말 한 마디에, 이선진 대표는 다시 그날의 해를 기억한다. 장미를 따서 데우고, 당아욱을 우려내며, 애플민트를 씻던 그날. 그 모든 과정엔 ‘살림’이 있었고, ‘살림’이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건강한 음식은, 결국 건강한 사람이 만든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이 일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도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아야 해요. 그래야 진심이 담겨요." 두호리에스제이는 지금도 자란다. 무농약 농산물로 만든 코디얼, 바질청, 장미청, 발아 땅콩오일 바질페스토까지. 그녀의 손은 계속 바쁘지만, 그 바쁨 속에 삶이 있다. 그리고 어느새, 고객의 테이블 위엔 그녀의 진심이 한 잔씩 놓여 있다.
자연의 한모금, 당신의 식탁으로
"우리의 농장에서 당신의 테이블까지." 이 말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두호리 밭의 햇빛과 바람, 땀과 눈물이 그대로 담긴 '작은 잔 하나의 진심'이다. 당신이 마시는 한 모금의 코디얼에는 '한 여성 농부의 철학, 풀과의 전쟁, 그리고 꽃으로 이겨낸 이야기'가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