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도 경영의 시대, 치유농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농업도 이제 경영의 언어로 말해야 하는 시대다.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전통적 농업의 틀을 넘어, 고객을 이해하고, 시장을 분석하며,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치유농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남양시가 운영하는 ‘그린농업대학 치유농업시설운영자과정’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농업인을 ‘운영자’가 아닌 ‘경영자’로 재정의하는 실전 중심의 교육 과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오후,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 2층 제2교육장에서는 총 4시간 동안 실전 중심의 강의가 펼쳐졌다. 현장에는 남양주시 치유농업시설운영자와 농업인 40여 명이 참여해 열띤 분위기를 이뤘다. 특히 수원대학교 이택호 교수가 강단에 올라 '치유농업 성공경영 전략 노하우'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가며 참가자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치유농업, '감성'에 경영을 더하다
치유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농업 형태다. 자연환경과 작물을 매개로 사람과 감정을 연결하는 이 산업은 이제 단순한 농장 운영을 넘어 감정 서비스와 맞춤형 콘텐츠가 결합된 경영 행위로 발전하고 있다.
이택호 교수는 “이제 농업은 감성을 담은 경영입니다. 특히 치유농업은 단골 고객이 핵심입니다. 반복 방문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지속 가능성도 없습니다”라고 강조하며,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요소로 ‘농업환경 분석’, ‘재무 관리’, ‘고객 응대력’을 꼽았다. 이날 교육은 바로 이 세 축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사례와 실습으로 채워졌다.
현장의 목소리와 생생한 실습 장면
첫 번째 강의 주제는 ‘농업환경 분석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었다. 이 교수는 “치유농장을 운영한다는 건, 단순한 자연 체험장이 아닙니다. 인근 경쟁 농장의 프로그램, 지역 내 고객의 연령대와 소비 패턴, 자연 자원의 강약 등 환경을 분석해야 수익 모델이 보입니다”라며 실제 설문조사 사례와 분석표를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자신이 운영하거나 계획 중인 농장을 기준으로 SWOT 분석을 수행했다. 한 참가자는 “내 농장이 조용한 숲 속에 있다는 게 강점이라 생각했는데, 교통이 불편하다는 약점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택호강사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차별화의 시작점”이라며 기존 고객층의 리뷰를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경영 마인드로 무장한 치유농업 운영자
이후 이어진 재무 관리 강의에서는 실전적 계산 훈련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생산비 및 판매원가가 왜 중요한지, 예상 지출 항목 나열, 손익분기점 계산 등 재무 기초를 배웠다.
단순히 가격을 매기는 것이 아닌, 감정 서비스의 가치를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 이 교수는 “치유 콘텐츠는 보이지 않는 감정이지만, 그것도 가격이 있습니다. 감정과 시간을 판다는 자각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한 운영자는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꽃차 체험이나 농장 투어가 실제로는 재료비와 인건비, 유지비 등에서 적자를 내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치유농업
강의 마지막 주제는 ‘고객 응대와 감성 커뮤니케이션’. 참가자들은 다양한 고객 유형별 응대 시뮬레이션에 직접 참여했다. 중년 여성 고객이 반복 질문을 할 때, 유아를 동반한 가족 고객이 체험 시간보다 먼저 퇴장할 경우 등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역할극으로 풀어갔다.
이 교수는 “고객의 말에 감탄사를 넣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절반이 시작된다”며, 고객 응대의 언어, 표정, 손짓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순한 대화를 넘어서 감정의 케어가 이뤄지는 현장이 바로 치유농장이라는 점을 여러 사례와 함께 전했다.
수강생들이 말하는 교육의 가치
교육을 마친 수강생 A씨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강의였다”고 말했고, 수강생 B씨는 “4시간 동안 너무 재미있고 실전적인 내용이 가득해 몰입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강생 C씨를 비롯한 다수는 “매우 실용적이고 흥미로운 강의였으며, 농업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치유농업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 농업의 미래, 남양주가 만들어간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농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 시간이었다. 고객을 이해하는 법, 감정을 서비스로 전환하는 법, 숫자를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법까지… 치유농업의 운영자는 더 이상 감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는 이번 교육을 시작으로, 실전 경영 교육을 확대하여 지역 농업인의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제는 농업도 경영이고, 고객이다.” 교육을 마친 참가자 모두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메시지였다.

치유농업은 농업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답이다. 단순히 ‘돌봄’이라는 따뜻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넘어, 경영과 서비스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복합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치유농업시설운영자의 역할이 있다. 고객을 이해하고, 현장을 분석하며, 수익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농업인이야말로 지역 농업을 견인할 새로운 리더다.
남양주시의 이번 교육은 이러한 농업인의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이며, 실전 교육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치유농장이 결국 사람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현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