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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미암아 (47)
묶였던 마음의 문을 열고
살며시 걸어 나오는 아침
익숙함은 아늑하고 따뜻했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를 보지 못했네.
인간이라는 캡슐에 묶여 있을 땐
관념적인 정신의 노예가 되어
즐거움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결국 내 안의 갇히고 만다는 걸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새가 되어서야
하늘이 얼마나 큰 자유인가를 알았다네
이제 ‘나’라는 즐거움의 집을 떠난다네
묶여 있던 그곳으로부터 말미암아
나는 새로워지고 길은 다시 시작된다네.
생명은 나에게 맞는 영혼에 이끌려 가듯
의지를 일으켜 벌떡 일어날 때라네.
마음에 빨대 꽃이 쌓아 올린 어리석은
내 관념의 유토피아여, 이제 안녕.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