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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넝쿨
아무 준비 없이 무성하게만
뻗은 댓바람에 날리는
헝클어진 초록 머리칼처럼
여름 담벼락 부여잡고 있다
먹먹한 절벽을 푸르게
칭칭 감은 줄기는 서로를
의지하며 한여름 통곡을
받아들이는 모시 적삼같은
덮을수록 드러나는 허물을
가려주는 풀잎 방패들의
손잡은 단단한 매듭 엮어
괜찮아 괜찮아 괜찮다고
언제나 무너뜨릴 수 없는
벽을 따라 돌아가며 오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담 높은 새로운 길 연다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