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다] 백석 시인의 ‘여승’

 

안녕하세요. 진선미입니다. 시는 진실이 언어로 깨어나는 순간이지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오늘은 백석 시인의 ‘여승’을 낭송하겠습니다. 

 

 

 

여승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전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이 시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나요. 우리의 삶은 모두 한 편의 시입니다. 백석 시인의 ‘여승’를 들으니, 한 여인의 애달픈 삶에 마음이 아려 오네요. 이 시를 들은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진선미 기자입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5.07.31 09:35 수정 2025.07.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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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