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요즘 이런 장독간을 보기 힘들다. 여름 꽃 봉숭아와 채송화가 장독간 주변에 만발했다. 통영 출신 시조시인 김상옥 선생님의 시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봉선화
김상옥(1920~2004년, 경남 통영)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 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