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시계는 알고 있다

민은숙

 

시계는 알고 있다

 

 

질퍼덕거리는 골목길과 

물 먹어 흐물흐물한 토담의 주범

폭우가 찾아오면

한 푼 아쉬운 일용직 쉬라 한다

 

매서운 칼바람이 

대지의 목줄 감싸고 위협하는 한겨울

콘크리트도 무서워

벌벌 떨며 숨죽인다

 

회전근개 파열되고 족적근막염 도져도

온종일 머슴인 듯

일하니 골병드는 줄 아니 모른다

 

겁도 없이 재깍재깍

한결같은 네가 관리 감독했더라면

화정 붕괴는 있었을까

누가 안 볼 때는 

잠시 허리 펴고 농땡이 부린대도

무어라 하는 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직하게 자리 지키고

똑딱똑딱 제 할 일만 하는

융통성 없고 대쪽 같지만 헌헌대장부란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

작성 2025.08.06 08:55 수정 2025.08.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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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