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동전 한 닢

허형만

 

동전 한 닢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조심스럽게 주어들었습니다. 

 

흙 속에 묻혀 삭아들지 않고 

발바닥에 밟혀 누그러들지 않고 

차바퀴에 깔려 오그라들지 않고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정성껏 닦고 닦아 빛을 냈습니다. 

 

따스한 손바닥에 꼬옥 쥐고 

밟히고 깔려 멍이 들었을 

아픔을 감싸주었습니다. 

 

 

[허형만]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 등단. 

시집 『황홀』 『바람칼』 『음성』 등. 

중국어 시집 ?許炯万詩賞析』, 

일본어 시집 『耳な葬る』. 

이론서 『영랑 김윤식 연구』, 『허형만 교수의 시창작을 위한 명상록』 등.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국문과 명예교수

작성 2025.08.09 09:27 수정 2025.08.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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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