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글로벌 1위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과 맞물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재조명이 박물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74만216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5% 증가했다. 이는 박물관 개관 이래 단일 월 최다 방문 기록에 해당하며, 그 열기는 매일 아침 '오픈런'이라는 풍경을 만들고 있다.
박물관 문화 상품 매장에서는 오전 10시 개장 전부터 줄이 형성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입고 당일 완판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자체 브랜드 ‘뮷즈(MUSE)’가 있다. ‘박물관(Museum)’과 ‘상품(Goods)’을 결합한 뮷즈는, 한국 문화유산을 현대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재해석한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케데헌 속 등장 캐릭터인 호랑이 ‘더피’와 유사한 전통 민화 작호도를 모티브로 한 ‘까치호랑이 배지’는 하루 입고 수량이 몇 시간 만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백자 달항아리’, ‘취객선비 변색잔’, ‘나전 호랑이 손거울’, ‘팔주령 목걸이’ 등 전통 요소를 반영한 뮷즈들은 모두 매장에서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의 뮷즈 매출은 49억5200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0% 급증한 수치다.

국립중앙박물관 온라인 숍 역시 유입자 폭주로 일시 접속 불가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품절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 방문자는 일평균 26만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은 흥행의 배경에는 대중문화와 전통문화의 유기적 결합이 있다. <케데헌>은 전통 복식, 갓, 호랑이, 노리개 등 한국 고유의 미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국내외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러한 콘텐츠의 여파가 박물관으로 확산된 셈이다.
방탄소년단 RM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새 나라 새 미술>을 관람한 뒤 이암의 <화하구자도>를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팬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관람과 굿즈 구매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소비로 진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물관 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방문객과 함께 교통 혼잡, 관람 대기, 시설 포화 등 부작용에도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 박물관의 별도 이전 신축과 관람 동선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3일 박물관을 방문해 전시 현황과 상품관 운영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최 장관은 "박물관은 K컬처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성을 이끄는 전략 거점"이라며 “우리 전통유산을 통해 문화산업 시장 규모를 300조 원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열기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뮷즈의 라인업 확대와 전통문화 기반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통해 ‘K컬처 박물관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콘텐츠와 전통문화, 굿즈와 체험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7월 관람객 74만명 · 굿즈 매출 49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
넷플릭스 <케데헌>과 BTS RM 등 대중문화 효과로 전통문화 붐 형성
‘까치호랑이 배지’ 등 굿즈는 품절 대란…온라인숍도 트래픽 폭주
관람 인프라·주변 교통 대응책 마련 추진 중
문화부 “박물관, 고부가가치 K컬처 산업의 핵심 자산” 강조
국립중앙박물관이 단순한 유물 전시 공간을 넘어 K컬처 확산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구성한 콘텐츠와 굿즈는 박물관을 향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폭 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국 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사랑 받는 방식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시한다. 정부와 기관이 협력해 박물관을 문화 산업 성장의 중추로 이끌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