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마치 강물처럼 쉼 없이 흐르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매일을 살아간다. 우리는 종종 특별한 사건이나 성취에서 행복을 찾으려 애쓰지만, 진정한 행복은 오히려 이 평범하고 반복되는 '하루'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잊지 말자'라는 말이 시대를 넘어 깊은 공감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행복의 진주를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지켜낼 수 있을까?
행복한 하루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이는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에서, 또 어떤 이는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한 순간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행복의 본질은 거창함보다는 소소함에 있다. 새벽녘 창밖으로 스며드는 희미한 여명, 코끝을 간질이는 갓 내린 커피 향, 지친 몸을 뉠 때 느껴지는 침대의 포근함, 따스한 햇볕이 비추는 오후의 한적함, 혹은 하늘을 바라볼 때 문득 느껴지는 자연의 웅장함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순간들은 극적이지 않지만, 우리의 오감을 깨우고 마음속에 잔잔한 평화를 선사한다. 어쩌면 행복한 하루란, 특별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지금 여기'의 순간 들에 집중하며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면서 종종 삶의 속도에 휩쓸려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곤 한다. 무언가에 지쳐 휴식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제대로 쉬는 방법을 모른 채 유튜브를 보거나 목적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경쟁은 우리를,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달리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현재의 아름다움을 간과하게 한다. 마치 매일 드나드는 집의 익숙한 문처럼, 우리 주변의 많은 소중한 것들이 그저 '있음' 자체로 존재하며 그 가치를 잊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해소하고 '뇌라는 엔진'을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잘 쉬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익숙함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하루의 소중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방법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식사를 할 때는 맛과 향을 음미하고, 걸을 때는 발이 땅에 닿는 감각과 주변 풍경을 느끼며, 누군가와 대화할 때는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작은 의식적인 노력이 매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연습은 행복감을 증진한다.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하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은 평범한 일상에 기적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매일 감사 일기를 쓰는 것처럼 감사할 대상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만의 '행복 의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고요히 생각에 잠기는 시간. 이처럼 작지만, 꾸준한 의식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쉼표'를 찍고 하루를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돕는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따뜻한 대화, 진심 어린 미소, 함께 나누는 작은 웃음소리는 그 어떤 보석보다 값진 행복을 가져다준다. 서로에게 '빈 칭찬'이라도 아끼지 않으며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우리의 뇌까지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행복한 하루는 갑자기 찾아오는 거대한 선물이 아니라,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쌓아 올리는 삶의 예술과 같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오롯이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그 선택들이 모여 비로소 의미 있는 삶의 총체가 된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하루 속에서 반짝이는 행복의 조각들을 찾아내고 소중히 간직하는 연습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해줄 것이다.
[심선보]
칼럼니스트
머니파이 대표
금융투자 강사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 시부문 작가 등단
저서:초보를 위한 NPL투자 가이드, GPL투자 파이프라인
메일 : ssonb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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