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사랑의 맛 (43)

전승선

 

사랑의 맛 (43)

 

 

눈을 감고, 몸의 감각을 열어

그대를 온전하게 느껴본다네

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살갗에 닿고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를 들으면

그제야 나는 그대의 일부라는 것을

소곤소곤 핀 달맞이꽃처럼 알았다네.

나는 나를 내어주고 나를 구해서

고독이 머무는 가장 넓은 집에 앉아

몸의 감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고통의 세계를 만나는 중이라네

어둠이 어둠 속에서 별을 만들었듯이

별이 별빛 속에서 빛을 만들었듯이

빛이 빛 속에서 나를 만들었듯이

오늘 밤 그대는 살며시 내게로 와

어둠이 되었다가 별이 되고

별이 되었다가 빛이 된다네

완전성의 옷을 입고 찾아오는 그대여

살아서 맛보는 사랑의 맛에 취해보리라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5.08.25 09:26 수정 2025.08.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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