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내 동생

심후섭

 

내 동생

- 먼저 감싸주어야 한다

 

 

풋감을 먹어서 그런지

똥이 나오지 않았다.

 

소 먹이러 냇가에 갔다가

조약돌밭에 앉아 끙끙

겨우 밤알 크기만큼 누었다.

단단한 내 똥!

 

뒤따라온 내 동생

조약돌인 줄 알았던 걸까?

주머니에 주워 넣고 집에 가져왔다.

 

야단맞은 내 동생

그래도 내가 눈 똥이라고 

일러바치지 않았다.  

 

콧등에 이슬방울 송송

잠들어 있는 내 동생

나는 슬그머니 

부채를 찾아들었다.

 

 

[심후섭]

경북 청송에서 출생, 

『창주문학상』(1980년) 동시부문 당선, 

198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한국아동문학상』 및 『제1회 MBC창작동화대상』 장편부문 수상, 

동화집 『할매요, 그거 참말이가』, 

동시집 『도토리의 크기』 외 다수,  

신한국운동추진본부 부설 인성대학원장, 

커넬대 한국캠퍼스 대학원장

작성 2025.09.13 09:47 수정 2025.09.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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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