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저녁노을
저 하늘엔 새털구름
산 너머엔 뭉게구름
세상을 달구던 태양이
서산에 걸치니
아름답고 황홀한
저녁노을 걸작일세
서늘한 저녁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정리 못 한 일거리를
많이 남긴 채
발길을 돌리려니
걸음이 무겁구나
하나둘씩 다가서는
별들은 속삭이고
등 뒤로의 달빛이
앞길을 열어주네
집에서는 식구들이
나를 기다리겠지
마누라의 목소리
자식들의 얼굴
강아지도 꼬리치며
달려 올 거야
시장기가 들면서
저녁상이 그립구나
눈감고 드러누워
잠을 청해 보련만
복잡한 생각들로
머릿속은 메워지고
주제넘게 세상사도
짚어 가면서
하나씩 골라가며
밑그림을 그려본다
날이 밝으면 곱게
색칠도 해봐야지
어느덧 코를 골며
고향으로 달려가
천진한 물놀이에
정신없이 빠지누나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