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망원경 1

 

 

 

오래된 망원경 1

 

 

하진은 오늘도 마당에 앉아 아빠의 낡은 천체망원경을 닦고 있었다.

 먼지로 흐려진 렌즈를 조심스레 문지를 때마다어쩐지 마음 한구석까지 투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망원경은 한때 아빠가 밤마다 붙잡고 별을 보던 도구였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구석에 놓여 있지만하진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건이었다.

 

우주는 누가 만들었을까아니꼭 누군가가 만들었어야만 할까?”

 

 그는 닦는 손길을 멈추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람마다 신을 말하고과학을 말하고혹은 아무도 주인이 없다고 말하지만,

 정작 별에게 직접 물어본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생각했다.

 

 “만약 주인이 있다면그건 정말로 우주 바깥에서 모든 걸 지켜보는 존재일까?

 아니면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어떤 힘일까?”

 

 망원경을 닦는 순간조차그의 머릿속은 늘 질문으로 가득했다.

 

저녁이 되어 하늘은 점점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어둠이 내려앉자 별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듯 떠올랐다.

 

 하진은 숨을 고르고 망원경에 눈을 대었다.

 

 수많은 점들이 반짝였지만그중 단 하나가장 밝은 별이 유난히 또렷했다.

그 별은 갑자기 깜빡이며 빛을 흔들더니마치 오래 준비한 듯 속삭였다.

 

 “너는우주의 주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니?”

 

하진은 손끝이 얼어붙은 듯 몸을 굳혔다.

 

 “우주의 주인그런 게 정말 있나요?”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질문 속엔 진심 어린 갈망이 담겨 있었다.

별은 은은하게 미소 짓는 듯 빛을 퍼뜨렸다.

 

 “그걸 알고 싶다면별의 문을 지나야 해.”

 

 그 순간하진의 가슴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동시에 쿵 내려앉았다.

 

하늘 한가운데 별빛으로 짜인 문이 열렸다.

 빛은 부드럽지만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했다.

 

 하진은 잠시 망설였으나곧 알 수 없는 끌림에 발걸음을 옮겼다.

몸이 가벼워지고동시에 무한한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귀에 들리는 소리는 낯설었고눈에 보이는 색은 현실에서 본 적 없는 빛깔이었다.

 여긴 우주였지만우리가 아는 물리적인 우주와는 달랐다.

그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내가 찾는 건 답일까아니면 질문을 계속할 용기일까?”

 

 별빛 문을 지나자새로운 여정의 시작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9.22 09:31 수정 2025.09.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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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