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시로 읽는 그리움] 꽃무릇에 물들다

여계봉 선임기자

 

꽃무릇에 물들다


한몸에서 피어도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 또한 잎을 보지 못하니
온통 붉은 울음으로
그리움을 대신한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솟아나는 꽃
내 고향집 꽃밭에도 
꽃무릇이 있었지

 

 

꽃과 잎이 
서로를 그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다고
어머니가 말해 주셨지

그때부터 꽃무릇이 피면
어린 내 가슴 속 뜰에도
그리움을 간직한 꽃이 피었지

 

 

오늘따라
애잔한 그리움으로 
은은한 향기를 우려내는
꽃무릇이 우리 어머니를 꼭 닮았다.


-인천대공원 백범광장에서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

 

작성 2025.09.26 12:03 수정 2025.09.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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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