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여계봉 [기자에게 문의하기] /
꽃무릇에 물들다
한몸에서 피어도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 또한 잎을 보지 못하니
온통 붉은 울음으로
그리움을 대신한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솟아나는 꽃
내 고향집 꽃밭에도
꽃무릇이 있었지

꽃과 잎이
서로를 그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다고
어머니가 말해 주셨지
그때부터 꽃무릇이 피면
어린 내 가슴 속 뜰에도
그리움을 간직한 꽃이 피었지

오늘따라
애잔한 그리움으로
은은한 향기를 우려내는
꽃무릇이 우리 어머니를 꼭 닮았다.
-인천대공원 백범광장에서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