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스 안코(糸洲安恒, 1839~1915)는 근대 오키나와 가라테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가장 큰 공헌은 오랫동안 은밀히 전승되던 무술 ‘당수(唐手, 토우디)’를 학교 교육의 장으로 끌어내, 근대 체육 과목으로 정립한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한 이론적 토대가 바로 ‘이토스 십훈(糸洲十訓)’으로, 가라테의 성격과 철학을 공교육의 목표에 맞게 재정의한 지침이었다.
메이지 34년(1901년) 무렵, 징병 검사에서 당수 경험자가 갑종 합격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당수가 신체 발달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켰고, 교육계에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메이지 38년(1905년), 이토스 안코는 오키나와현 학무과의 위촉을 받아 수리테(首里手) 계열의 품새/형 중 일곱 가지를 선택·수정하여 학교 교육용으로 정리했다. 그는 사범학교와 중학교에서 직접 지도를 시작했으며, 이 시기 당수는 ‘당수 운동’ 또는 ‘당수 체조’라 불리다가 점차 ‘공수(空手)’로 명칭이 변화하게 되었다.
이토스 십훈은 단순히 기술 훈련을 넘어, 가라테가 추구해야 할 인격 수양과 교육적 가치를 강조한다. 첫째, 목적의 재정의다. 당수는 단순한 체육이 아니라, 군주와 부모를 위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의롭게 봉사하는 데 그 뜻이 있다고 했다. 이는 교육칙어(教育勅語)의 정신, 즉 국가와 사회에 대한 충성과 공공성 중시와 맞닿아 있다. 둘째, 호신과 평화 정신이다. 당수는 결코 상대를 해치기 위한 것이 아니며, 도적이나 난폭한 자를 만나더라도 가능한 한 때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권족(拳足)을 사용해 타인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지침은, 가라테가 ‘평화의 무(平和の武)’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토스 십훈(糸洲十訓)은 수련법에 대해서도 구체적 지침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수련: 가라테는 급히 성취할 수 없으며, “소의 걸음처럼 느려도 결국 천리에 도달한다”는 말처럼 매일 꾸준히 수련하면 3~4년 안에 골격이 달라지고, 가라테의 깊은 뜻을 터득하게 된다고 했다. 이는 ‘구도무한(究道無限)’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권족 단련: 주먹과 발은 가라테의 핵심이므로, 반드시 마키와라(巻藁)를 이용해 반복 수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쪽 손 당 하루 100~200회 찌르기를 권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품새/형 연구: 당수 표예(表芸), 즉 품새/형을 수없이 반복하며, 각 기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술이 신체 강화(体養)를 위한 것인지, 응용 실천(用養)을 위한 것인지 구분하고 연습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정신력 배양: 수련할 때는 전장에 나가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몸을 굳게 세우며, 실제 적을 막고 공격하는 듯한 박력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실제 상황에서도 그 힘과 요령이 자연스럽게 발휘된다는 것이다.
이토스 십훈은 가라테를 단순한 격투 기술에서 벗어나, 공교육의 체육과 인격 수양의 도구로 자리매김하게 한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이를 통해 오키나와 가라테는 비밀 전승의 영역에서 벗어나 일본 본토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토스 안코가 남긴 십훈은 오늘날에도 교육적 가치와 실천적 지침으로서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