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대지의 배꼽에서 태어난 사람들 ‘촉토족’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오늘은 미국 남동부, 미시시피의 붉은 땅에서 태어난 촉토족의 창조 신화를 만나봅니다. Let's go.
아득히 먼 옛날, 세상은 아직 흙과 안개뿐이던 시절, 하늘의 신 아바바야(Ababaya)는 어둠을 걷어내고 생명의 기운을 심으려 했습니다. 그는 대지의 중심에 거대한 언덕 하나를 세웠죠. 촉토족은 그것을 나니 와야 ‘거룩한 언덕’, 혹은 ‘세상의 배꼽’이라 불렀습니다. 그 언덕 속 깊은 동굴에서, 첫 번째 사람들이 흙의 숨결을 머금고 하나둘씩 걸어 나왔다고 합니다. 그들은 빛을 처음 보았을 때 눈이 멀 정도로 두려웠지만, 바람이 그들의 뺨을 스칠 때 이렇게 속삭였다고 하죠.
“너희는 흙의 자식이자, 바람의 형제다.”
그날 이후 촉토 사람들은 모든 생명이 같은 땅에서 태어났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벨 때는 ‘미안하다’고 말했고, 사냥을 마친 뒤에는 짐승의 영혼에게 노래를 바쳤습니다. 죽은 이의 몸도 다시 나니 와야의 흙으로 돌아가야만 했죠. 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대지로의 귀향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이 점점 커지자, 하늘의 신은 분노하며 언덕을 덮는 안개를 내려 길을 잃은 자들이 다시 ‘뿌리’를 찾게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그래서 촉토족의 장로들은 지금도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인간의 길은 결국 나니 와야로 향한다. 우리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습니다. 언덕 아래,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의 영혼이 여전히 잠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인간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다시 자연과 하나가 되는 날을 기다리며 나니 와야의 깊은 흙 속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다네요. 촉토족은 그 영혼들을 ‘형제들’이라 불렀습니다.
이 신화는 단순한 창조담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이라는 믿음을 전합니다. 촉토족의 철학은 지금 시대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잊고 사는 ‘대지의 배꼽’ 그 원점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방향을 잃은 존재가 되겠죠.
한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