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0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방한이 확정되었다고 중국 외교부가 공식 발표했다.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이번 방문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문화콘텐츠 산업계는 이번 방한이 그간 정치적 이슈로 위축된 교류 사업의 정상화를 이끌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중 관계는 경제적으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왔지만, 문화 영역에서는 지난 수년간 냉각기를 겪었다. 정치적 갈등과 외교적 긴장 속에서 방송·음악·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양국 간 자유롭게 유통되지 못했고, 아티스트 공연이나 공동 제작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간 문화콘텐츠 교류 사업자들은 꾸준히 협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들은 방송 포맷 수출, 드라마 공동제작, 온라인 스트리밍 교류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시도하며,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민간 차원의 문화외교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이러한 민간 교류가 다시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통령 특사단의 방중 결과에서도 일부 긍정적 조짐이 포착됐다. 중국 측은 희토류 협력, 문화재 연구 확대 등에서 실질적 대화 의지를 보였고, 한국 정부 역시 상호 존중과 실용 협력의 원칙을 강조했다. 양국이 경제·산업 분야에서 관계 복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개방과 협력은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한류TV서울의 한중 콘텐츠 교류 사업 관계자는 “문화는 정치보다 먼저 마음을 잇는 다리”라며 “이번 방한이 방송 콘텐츠의 합리적 유통과 공연산업 교류 재개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적 신뢰 회복과 함께 민간의 자율적 교류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양국 모두에게 문화적·경제적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 콘텐츠 시장은 여전히 거대하다. OTT 플랫폼, 단편 영상 시장, SNS 기반 공연 산업 등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책적 제한과 제도적 불확실성 탓에 한국 콘텐츠는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은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완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 프로그램의 송출 심사 절차 간소화, 현지 공연 승인 제도 개선, 공동 제작 지원 체계 마련 등 실질적 논의가 뒤따른다면, 양국 콘텐츠 산업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특히 K-POP을 비롯한 공연·라이브 산업은 한중 교류가 재개될 경우 가장 빠르게 회복될 분야로 꼽힌다. 온라인 팬덤 구조와 지역 공연장 인프라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제도적 문턱만 낮아진다면 시장은 즉각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문화산업계는 이번 방한이 양국 정부의 외교적 신뢰 회복뿐 아니라 민간 주도의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한중 양국은 콘텐츠 제작·유통·기술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 한국은 높은 기획력과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중국은 대규모 시장과 제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양국이 공동으로 AI 번역, 가상 제작 기술, 공동 투자 펀드 등 미래형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면, 이는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산업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류TV서울의 한중 콘텐츠 교류 관계자는 “정치가 잠시 냉각돼도 문화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흐른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문화산업이 다시 협력의 중심으로 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중 양국이 다시 협력과 상생의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경제 협력의 회복과 함께 문화교류가 병행될 때, 양국은 정치적 오해를 넘어 정서적 신뢰의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문화콘텐츠 교류 사업자들은 이를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협력의 제도적 출발점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문화는 외교보다 오래 남고, 콘텐츠는 언어보다 깊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그 사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편, ㈜한류TV서울은 2015년부터 중국 CCTV와 합작해 중국 IPTV 내 한류 전문채널을 개설하고 한국 방송 콘텐츠를 24시간 편성·운영해온 문화콘텐츠 전문 기업이다. 외교적 여건으로 채널 송출이 보류된 이후에는 K-POP과 드라마 OST를 중국 주요 음악 플랫폼에 공급하고, 최근에는 웹툰 IP 수출과 중국 지역 방송사와의 공동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한중 문화교류의 지속적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