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렴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제2기 공사 감독 담당자 부패 대응역량 향상 과정’이 현장 중심 실무형 강의로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0월 22일 진행된 이번 교육은 단순한 규정 해설이 아닌, 공공기관 공사 감독 실무자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부패 위험과 감사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강의를 맡은 박재석 강사(분당구청)는 30년간 기술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그중 7년을 감사실에서 보낸 감사·감독 통합 실무 전문가다. 그는 “감사는 두려운 절차가 아니라, 정직한 과정의 증명입니다.”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한 문장은 현장 경험으로 다져진 그의 청렴 철학을 압축하고 있었다.
박 강사는 “공사 감독과 감사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라며, 제도적 지침보다 ‘현장 판단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과정에서는 공사 감독의 핵심 역할과 책임, 한국도로공사 계약관리 및 시공감독 사례, 경기주택도시공사의 설계변경·예산 집행 사례, 공공기관 감사 대응 전략 등 실제 사례 중심의 교육이 진행됐다.
강의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보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교육생들은 단순한 규정 암기 대신 사고의 전환과 실무 판단을 훈련했고, 실제 감사 사례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 교육생은 “감사실 출신 강사의 조언이 현장 상황에 꼭 맞았다”며 “감사 대응이 두려운 절차가 아니라, 관리의 연장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강사는 강의 말미에 “감사를 잘 받는 비법은 평소의 기록과 과정이 정직했는가에 달려 있다”며 “결과의 청렴보다 과정의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문서 기록과 결정 근거 남기기를 ‘공공 신뢰의 기본 습관’으로 꼽았다.
그는 또한 “기술은 수단일 뿐이며, 공직자가 가져야 할 진짜 실력은 청렴한 판단력”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육이 실무자들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공사 감독 담당자들이 스스로 청렴의 기준을 세우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청렴연수원 관계자는 “이번 교육은 단순히 규정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실무자가 체감하는 ‘청렴의 의미’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봄 같은 주제로 진행된 교육은 만족도 98점을 기록했으며, 이번 과정 역시 높은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박재석 강사의 강의에는 ‘청렴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천하는 것’이라는 철학이 녹아 있었다. 공직의 청렴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매일의 기록과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실력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가 말한 그 ‘실력’이 쌓일 때, 시민의 신뢰는 더욱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