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왜 우리 마음을 흔드는가 ― 계절이 감성을 깨우는 심리학

가을이 오면 변하는 건 날씨만이 아니다 ― 뇌와 호르몬의 변화가 만든 감정의 계절

빛과 색이 감정을 흔든다 ― 일조량·색채·기온이 만드는 감성의 과학

쓸쓸함은 자연의 신호다 ― 계절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

 

낙엽이 떨어질 때, 우리의 마음도 조용히 흔들린다, 가을 낙엽 [ 사진 = 한예하 기자, ⓒ패밀리트립저널 ] 

 

낙엽이 지고 공기가 선선해지는 가을이 되면, 많은 이들이 “괜히 마음이 허전하다”는 말을 한다.
계절의 변화가 단순히 기온의 차이만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뇌의 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이 되면 인간의 생체리듬이 미묘하게 바뀌고, 그 결과 정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적으로 ‘계절 정서 주기(Seasonal Affective Pattern)’ 또는 ‘계절성 정서 변화’로 불린다.
즉, 일조량이 줄고 온도가 낮아지는 시기에 뇌의 호르몬 분비와 감정 조절 기능이 변동하면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쓸쓸함이나 향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을과 겨울철에는 햇빛의 양이 여름보다 현저히 줄어든다.
이때 뇌에서는 기분을 안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의 분비가 증가한다. 세로토닌의 감소는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유발하고, 멜라토닌의 증가는 생체리듬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뇌 속의 화학물질 균형이 달라지면서 감정 상태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특정 질환이 아닌,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생리적 적응 과정으로 해석된다.

의학계에서도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에 사람들의 기분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햇빛 노출 시간이 줄어들면 사람들의 기분 지수와 활동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가을의 풍경이 주는 정서적 자극도 감정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다.
색채심리학에 따르면, 붉은색과 주황색, 갈색 계열은 ‘회상’, ‘그리움’, ‘안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색상이다.
단풍이 물드는 거리, 황혼빛 하늘, 낙엽이 쌓인 길 같은 시각적 요소들은 뇌의 편도체(Amygdala) 와 해마 (Hippocampus)를 자극해 기억과 감정을 동시에 활성화시킨다.

 

또한 기온이 낮아지면 신체의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신체 긴장이 심리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시각적·생리적 변화가 결합하면서 사람들은 ‘감성적 상태’에 더 쉽게 진입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가을에는 음악, 시, 영화 등 예술적 활동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는 현상도 관찰된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감정 변화가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생체 리듬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서적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적절히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을철 감정 저하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된다.

 

햇빛 노출 늘리기(오전 시간대에 산책을 하거나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가 활성화된다), 규칙적 운동(유산소 운동은 신체 온도와 세로토닌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사회적 교류(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는 감정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취미 활동(독서, 글쓰기, 사진 등 몰입 가능한 활동은 감정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은 단순한 심리 안정뿐 아니라, 생체 리듬 회복과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을은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드는 계절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와 심리적 구조가 존재한다.
기온, 일조량, 색채, 호르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의 감정을 조율한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계절의 리듬에 반응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을의 감정을 단순히 ‘쓸쓸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 신호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감정의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는 정신적 안정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건강한 일상과 더 나은 삶의 균형으로 확장된다.

 

작성 2025.10.26 21:56 수정 2025.10.2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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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