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41화 현실 앞에 무너진 면접 회신 결과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삶은 직선이 아니다. 때로는 빙빙 돌아가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기대의 형성

지난 주에 ‘좌충우돌 카페 면접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두 곳의 면접을 치렀다. 하나는 프랜차이즈 카페, 다른 하나는 대형 베이커리였다. 현장을 직접 경험하겠다는 결심으로 면접장에 들어섰고, 대화의 흐름과 표정, 미소가 맞물리며 좋은 예감을 낳았다. 

 

얼마 후,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하지만 잠시 보류했다. 대형 베이커리의 결과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 매장의 면접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면접관의 표정, 대화의 흐름, 서로의 미소까지. 어쩐지 좋은 결과를 예감할 만큼 따뜻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지는 동안, 앞치마를 매고 손님을 맞는 내 모습이 구체적으로 떠올랐다. 상상은 목표를 정교하게 만든다. 동시에 기대를 높인다.

 

예상치 못한 문자의 한 줄

하지만 상상은 상상으로 끝났다. 며칠 뒤, 휴대폰 알림창에 도착한 문자 한 통. 그 문자를 보는 순간, 마음속 어딘가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결과는 불합격.

 

두 번째 결과, 그리고 복잡한 마음

그 전날에는 또 다른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면접을 보았다. 전 직장 근처에 있던 곳이라 익숙했고, 점심시간에 종종 들르던 매장이었기에 정이 있었다. 면접 자리에서도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담당자와의 호흡도 좋았고, 내 경험과 포부를 진심으로 전했다. 매장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번엔 정말 됐다. 잘 풀릴 거야.”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최종 불합격. 두 번째 결과를 마주했을 때, 마음은 복잡했다. “이 나이에, 경력도 없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혹시 너무 늦은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새벽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현실 앞에 무너진 마음

그날 밤, 나는 현실 앞에 잠시 주저앉았다. ‘나이’와 ‘무경험’이라는 두 단어가 벽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곧 다시 생각했다. “만약 내가 사장이라면, 나 역시 고민했을 것이다.” 면접 자리에서의 인상과 실제 현장의 역량은 분명 다르다.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어 결과를 마주하니 가슴 한켠이 시큰했다.

 

돌아서 가도 괜찮다

밤을 지새우며 생각했다. “이게 내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 그 결론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다짐이었다. ‘돌아서 가더라도, 우회하더라도, 결국 내가 향하는 목적지에는 닿을 것이라는 믿음.’
 

사람들은 결과로만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다른 걸 배웠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 합격의 기쁨은 잠시지만, 불합격의 경험은 오래도록 배움으로 남는다.

 

새로운 방향을 향하여

담당자들의 회신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다시 방향을 정리하고 있다.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이번에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는 ‘괜한 도전’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면접의 순간마다 진심을 다했고, 그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했기 때문이다.

 

함께 던지는 질문

‘당신은 마지막으로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삶은 직선이 아니다. 때로는 빙빙 돌아가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 한 번의 불합격이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마음이다. 비록 지금은 결과 앞에 무너진 듯 보이지만, 그 무너짐은 멈춤이 아니라 다음 도약의 숨 고르기일 뿐이다.

결과에 무너질 수는 있지만, 그곳에 멈추지 않는다.

불합격은 끝이 아니라,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나를 이해하고,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한다. 현실 앞에 무너진 오늘이, 내일의 단단함으로 다시 일어설 밑바탕이 될 것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0.27 20:15 수정 2025.10.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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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