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42화 맨홀커피웨스턴책방, 공간의 온기를 마주하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일으키고, 잠든 꿈을 흔들어 깨우며...

고요한 서재 같은 공간, 활기찬 커피향의 공간...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처음 만난 공간의 이름

블로그 이웃의 글을 통해 알게 된 장소. 서울 영등포의 대형 북카페, 맨홀커피웨스턴책방. ‘언젠가 한 번 가봐야지’라며 미뤄두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다시 글을 마주하자 마음이 즉시 움직였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이 흘러가버린다는 생각. 그 생각이 나를 곧바로 길 위에 세웠다.

 

도심 속 감성의 탑

경기 오산에서 다소 먼 거리였지만, 발걸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순수한 설렘이 마음 가득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것은 웅장함과 감성이 동시에 스며든 건물. 도심 한가운데 숨어 있던 또 하나의 작은 세상 같았다. 사진을 몇 장 찍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계단이 바꾸는 풍경

지하 1층부터 3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이어진 넓은 공간. 어느 한 곳도 허투루 구성되지 않았다. 고요한 서재 같은 공간, 활기찬 커피향의 공간, 차분한 휴식이 머무는 곳까지 각 층은 서로 다른 감성을 품고 있었다. 공간 속에 사장님의 철학이 응축돼 있었다.

 

작은 실수, 큰 배려

에티오피아 게이샤 드립커피를 주문했다. 향과 산미를 기대하며 기다리던 순간, 점원은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단가가 다르게 결제되었습니다. 죄송하여 작은 간식을 드리겠습니다.” 넘길 수도 있는 일에 굳이 사과를 더했다. 팝콘과 과자 한 박스. 작은 호의였지만 그 따뜻함은 오래 남았다. 배려는 공간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조각이었다.

 

꿈을 흔들어 깨운 공간

햇살이 비추는 창가에 앉아 책을 펼쳤다. 글자가 선명하게 읽히고, 마음속이 맑아졌다. 한 시간, 두 시간이 휙 지나가버렸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단순히 독서를 한 것이 아니라, 내 꿈과 다시 마주하고 있었다. 문득 떠올랐다. “나도 언젠가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전통찻집문화북카페.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서사들. 다이어리에 아이디어를 적으며 그 꿈을 더 또렷이 했다.

 

함께 돌아가는 길 위에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조용히 웃음이 났다. “이런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니, 참 감사하다.”좋은 공간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사람에게 다시 걸을 이유를 주는 힘이었다. 맨홀커피웨스턴책방은 바로 그런 곳이었다.

 

함께 던지는 질문

모든 공간이 사람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떤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일으키고, 잠든 꿈을 흔들어 깨우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당신에게도 언젠가 그런 공간이 찾아올 것이다.

 

좋은 공간은, 사람의 내일을 바꾸는 가장 따뜻한 시작이다.

맨홀커피웨스턴책방은 단순한 북카페가 아니었다. 사람의 온기가 흐르고, 꿈이 머무는 장소였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휴식의 한 부분일지 모르나, 내게는 다시 걸음을 의미 있게 만든 시간이었다. 따뜻한 공간 하나가 인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0.27 20:25 수정 2025.10.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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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