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의 부산, 리츄얼 엠마켓에서 만나는 나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2025년 11월 1일부터 2일까지, 부산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일대가 특별한 감성으로 물든다. ‘리츄얼 엠마켓(Ritual M Market)’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도와 나, 취향의 재발견’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한 플리마켓이 아닌, 사람과 취향이 연결되는 ‘감각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리츄얼’이라는 단어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행동을 뜻한다. 주최 측은 이러한 개념을 도시 공간 속에 녹여내며, 부산의 대표적인 감성 명소로 자리 잡은 영도에서 지역과 개인이 서로의 취향을 나누는 축제를 기획했다. 바다와 골목, 그리고 로컬 크리에이터의 감성이 어우러지는 이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으며 부산의 가을을 대표하는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리츄얼 엠마켓에는 부산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로컬 브랜드와 창작자 120여 팀이 참여했다. 직접 만든 수공예품, 아트워크, 향, 의류, 소품 등 다양한 감성 제품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영도의 독립 서점과 카페, 디자인 스튜디오, 공예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시의 예술적 감도를 높였다.
특히 올해는 ‘영도의 바다에서 찾은 영감’을 주제로 한 작가 전시와 일러스트 워크숍이 동시에 열려 관람객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SNS 인증샷 명소로 유명한 물양장의 창고형 건물들은 각기 다른 취향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한쪽에서는 인디 밴드의 공연이, 다른 한쪽에서는 빈티지 소품 마켓이 열리며 음악과 예술, 쇼핑이 한데 어우러졌다.
리츄얼 엠마켓의 매력은 ‘보는 마켓’이 아니라 ‘체험하는 축제’라는 점에 있다. 관람객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창작의 주체로 참여한다. 플라워 클래스, 도자기 페인팅, 커피 블렌딩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방문객들은 자신의 취향을 직접 만들어갈 수 있었다.
야외에서는 로컬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이 이어졌다. 해질 무렵, 노을이 물든 영도의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공연은 마켓의 정점을 장식했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눴다. 익숙한 부산의 공간이 예술과 사람으로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리츄얼 엠마켓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일상의 예술화’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재발견하는 과정이다. 주최 관계자는 “영도라는 공간은 변화와 전통이 공존하는 곳이다. 리츄얼 엠마켓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감각과 개인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부산의 문화생태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방문객들에게는 잠시 멈춰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지역에는 창작과 교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11월의 바다처럼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을 남긴 리츄얼 엠마켓은, 앞으로도 부산의 가을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