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서울시자살예방센터

사진=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서울시자살예방센터(센터장 최성영)가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용인에서 자살유족 회복캠프 ‘가을동행; 걷다·쉬다·머무르다’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자살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사랑하는 이를 자살로 떠나보낸 유족들을 위한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 ‘자작나무(자살유족 작은희망 나눔으로 무르익다)’의 일환으로 매년 상·하반기 회복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27번째를 맞은 이번 캠프는 ‘깊어가는 가을, 함께 걸으며 숨 쉬고 쉬어가는 우리’라는 부제로 진행됐다.
이번 캠프에는 약 40명의 유족이 참여해 숲길 산책, 명상, 예술치유 등 자연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지금 이 순간(here & now)’을 주제로 한 대화 세션과 그룹별 활동을 통해 고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 현재의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캠프를 통해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며 “비슷한 상실을 경험한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캠프는 고인별 자조모임(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유족들은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의 애도 과정을 이해하고, 감정 표현과 대화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러닝, 타로, 스트레칭, 미술활동 등 자기돌봄 중심 프로그램이 운영돼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동료지원가(피어 서포터)들은 이번에도 주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오랜 시간 애도 과정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참여한 유족들과 소통하며 심리적 지지를 제공했다. 한 동료지원가는 “캠프에 처음 참여한 유족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며 큰 의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3년 전 아버지를 자살로 잃은 참가자 A씨는 “그동안 가족과 슬픔을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어머니와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었다”며 “이제는 죄책감보다 앞으로의 삶을 바라볼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참가자 C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다”며 “이번 회복캠프에서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자살유족 회복캠프는 단순한 치유 프로그램이 아니라, 상실 이후에도 ‘함께 살아가는 힘’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유족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회복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연 2회 자살유족 회복캠프를 정례 운영 중이며, 참가 신청 및 일정 안내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유족지원팀을 통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