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먼저 배우는 치유의 대화법,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부산의 따뜻한 실험
부산시가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청년 당사자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넘어, 부모가 먼저 이해하고 변화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2025 부산 청년 돌봄이음 고립·은둔 청년 부모교육’은 “자녀와 부모의 마음이음: 서로의 삶을 지지하는 든든한 연결고리”라는 주제로, 부모와 자녀가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고, 닫힌 대화를 열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배우는 자리다.
이번 교육은 부산광역시사회서비스원이 주관하고, (사)따비아나은하늘, 동구종합사회복지관, PIE나다운청년들이 협력하여 진행한다.
현대사회에서 청년 고립과 은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의 과제가 되고 있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방 안에 갇힌 침묵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부모들에게 자녀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건강한 양육 태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첫 회기에서는 ‘고립·은둔 자녀 마음과 양상 이해해보기’라는 주제로 집단활동이 이뤄진다. 부모들은 “나는 자녀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나?”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태도를 점검하며, 자녀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출발점을 찾는다. 강의는 김연옥, 김명진, 윤명정 전문가가 맡아 부모의 심리와 청년의 내면을 연결하는 실질적 통찰을 제공한다.
‘고립·은둔 청년 부모교육’은 단순한 강의가 아닌, 체험 중심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부산복지종합센터 내 마련된 공간에서 3주간 진행되는 본 교육은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회차별로 참여가 가능하며, 회당 30명의 부모가 참여할 수 있다.
2회차에서는 ‘고립·은둔 자녀와의 소통법’을 주제로, 실제 회복 사례를 공유한다. ‘은둔형 청년이 다시 사회와 관계를 맺기까지’의 여정을 부모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가정 내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PIE나다운청년들이 직접 사례를 나누며, 청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부모가 이해해야 할 ‘대화의 문법’을 전한다.
마지막 3회차에서는 실습 중심의 교육이 진행된다. ‘자녀와의 소통법’ 실습 활동을 통해 부모들이 실제 대화 장면을 연습하며, 감정의 벽을 허물고 이해의 다리를 놓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 참가자들은 “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방법부터 다시 배우고 있다”, “서로가 조금씩 열리는 게 느껴진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PIE나다운청년들과 부모·가족 교육전문가가 함께하는 워크숍은 부모가 자녀의 회복 여정에 동반자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을 마친 후에도 참가자들은 사례공유 모임을 이어가며 지속적인 회복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청년 고립·은둔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가정과 사회가 함께 회복의 생태계를 만드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시사회서비스원 관계자는 “고립된 청년을 돕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다릴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 교육이 가정 내 소통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부모가 먼저 배우는 치유의 대화법’이라는 이 따뜻한 실험은, 결국 우리 사회가 청년을 다시 품기 위한 변화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