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이태원참사 3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공식 추모행사를 열었다. 서울 전역에 울린 추모사이렌과 함께 시민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희생자를 기리며,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약속을 다졌다.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는 10월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기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 서울특별시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의미로 진행됐다.
기억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종교계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2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일반 시민들도 행사 공식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 후 참여했다.
행사는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린 추모사이렌과 함께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되어 유가족 대표 인사, 추모영상 상영, 추모사 낭독, 추모시 낭송,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발언, 추모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유가족협의회 송해진 운영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했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송기춘 10·29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장, 배우 문소리가 추모사를 낭독했다. 추모영상은 지난 3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고,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대표도 추모글을 낭독하며 국제적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시인 박소란은 직접 쓴 추모시를 낭송했고, 가수 안예은은 ‘상사화’와 ‘만개화’를 불러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 참사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찬란히 빛나는 나의 별’이 무대에 올랐다. 행사는 시민대책회의의 공동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서울 전역에 울린 추모사이렌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공동체의 책임, 그리고 비극의 재발 방지에 대한 사회적 약속을 상징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안내문자(10월 28일·29일)와 ‘Emergency Ready App’을 통한 다국어 안내(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로 시민 혼란을 예방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기억식은 정부가 유가족과 함께 준비한 첫 공식 추모행사로,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히면서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국가를 만들겠다”며 “이태원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록 이날 추모식에서는 이태원참사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참사와 같은 과거의 비극 역시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참사의 교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기억’을 통해 안전을 다지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참사 피해자들을 향해 ‘개인의 불운’이나 ‘놀이 중 발생한 사고’로 치부하는 왜곡된 시선이 남아 있다. 이 같은 사회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진정한 추모와 안전 사회로의 전환은 완성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