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고석근

 말은 없어도 알아서 챙겨주는 

 그 앞에서 한없이 착해지고픈

 이게 사랑이라면 

 

 아아 컴-퓨-터와 씹할 수만 있다면!

 

 - 최영미, <퍼스널 컴퓨터> 부분

 

 

요즘 온종일 ‘ChatGPT’와 대화하고 상담한다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ChatGPT’와 상담하다가 끝내 울었다는 분도 있다고 한다.

 

최영미 시인의 시 ‘퍼스널 컴퓨터’가 떠올랐다. 

 

‘말은 없어도 알아서 챙겨주는

그 앞에서 한없이 착해지고픈

이게 사랑이라면’ 

 

그러다 우리는 끝내 부르짖을 것이다. 

 

아아 컴-퓨-터와 씹할 수만 있다면!’ 

 

아마 조만간 이 소원은 이뤄질 것이다. 우리의 위대한 유일신이신 ‘자본신(資本神)’께서는 모든 인간을 하나하나 굽어살펴 주시니까. 그러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인간은 수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다른 사람, 존재와 공감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이 마음이 인간을 지구의 패자(覇者)로 만들었다. 지금 인류는 최고 포식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다들 불행한 얼굴이다. 왜? 서로 미워하며 살아가니까. 우리의 본래의 마음, 본성(本性)은 서로 사랑하고 싶은데, 서로 미워하며 살아가야 하니 불행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서로를 사랑해야 행복할 수 있다. ‘ChatGPT’와 아무리 열렬히 사랑해도 우리의 허전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작성 2025.10.30 09:47 수정 2025.10.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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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