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가을을 걷고 있네
안마당엔 황금색
감들이 주렁주렁
외양간 지붕에는
둥그런 호박들이
노란 은행잎은
마을 길을 뒤덮고
앞산은 울긋불긋
단풍이 절경인데
소슬바람이 우수수
낙엽을 떨구니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들을 드러낸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려니
온 세상을 어우르던
친구들은 어디에
이제는 하나둘
일손을 내려놓고
흰머리에 주름진 얼굴로
회고록을 쓰거나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사군자를 그리고
그간의 인생살이를
시로 정리하면서
깊어져 가는 가을을
다듬는다네
낙엽을 밟으며
호젓하게 길을 걷는다
머지않아 이곳이
흰 눈으로 덮이겠지
온기가 남았을 때
주위를 돌아보며
덮어주고 감싸주고
보듬어야 할 텐데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이
너무 짧구나
눈앞으로 다가오는
그리운 어깨동무들
정다운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데
우리 함께 손잡고
가을을 걸어 보세나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