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성 작가가 서울 평창동 이엔갤러리에서 개인전 ‘[無·生·物]’을 개최한다. 작가는 뉴욕 워터폴, 런던 플러스 원, 비엔나 펠렉스 홀러 등 해외 갤러리의 초청으로 다수 전시에 참여하며 세계 주요 도시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였고, 극사실주의 화가로 국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김영성 작가의 작업은 물질문명이 고도화된 현대 사회에서 생명이 위협받고 많은 것들이 사라지는 현실을 응시하는 연작이다. 작가는 생(生)과 물(物)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순간을 광고 사진이나 연극적 장면처럼 연출하고, 이를 극사실주의 회화로 치밀하게 포착해 현대사회의 삭막함과 인간 존재의 허무를 드러낸다.
작가가 주목하는 작은 생명들은 인간이 정한 식용, 관상용, 실험용이라는 목적 너머 존재하는, 그 자체로 완결된 ‘한 생(生)’의 의미를 환기한다. 실크 천 위의 곤충, 뚜껑이 덮인 유리통 속 물고기, 금속 수저 위 개구리 등은 외형적으로 안정적이고 아름답지만, 담긴 생명체의 시선은 답답하고 불안하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인간의 삶 또한 화려하게 치장된 외형과 달리 보이지 않는 긴장과 불안을 안고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김영성 작가의 극사실적 재현은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사진이나 모니터로도 담기 어려운 촉각적 실감을 통해 관람객은 생명의 권리와 존재 가치를 다시 사유하게 된다. 동시에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의 시대 속 외면하는 문제를 질문하며, 작품은 침묵 속에서 강력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동시대가 잃어버린 감수성과 책임을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