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누적되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떤 사람은 두통이, 또 어떤 사람은 소화불량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변화가 하나 있다. 바로 ‘입술 주변의 부르트’다. 피곤할 때마다 입가가 갈라지거나 부르트는 증상은 단순한 피부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사실은 몸의 면역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현대인은 잦은 야근,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입 주변이 반복적으로 트고 붓는 현상은 몸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생리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피로는 단순히 ‘피곤하다’는 느낌을 넘어 면역 체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피부의 재생 능력을 떨어뜨리고, 입술 주변의 미세한 점막이 쉽게 손상된다. 여기에 입을 자주 무의식적으로 만지거나 침을 바르는 습관이 더해지면 피부 장벽이 약해져 세균 감염이 일어나기 쉽다.
특히 피로할 때는 헤르페스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며, 입 주변에 물집이나 갈라짐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몸이 에너지를 방어보다 회복에 우선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입가 부르트의 또 다른 원인은 비타민 결핍이다. 특히 비타민 B2(리보플라빈)과 B6, B12는 점막과 피부의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들 영양소가 부족하면 입술이 마르고, 구각염(입꼬리염)이나 입술 갈라짐이 잦아진다. 또한 철분이나 아연 결핍 역시 상처 회복을 늦춰 입 주변이 쉽게 트게 만든다.
피로할 때 식사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어나면 이런 결핍이 악화된다. 면역력은 결국 영양 균형에서 출발한다. ‘작은 입가 상처’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니라 몸 전체의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인 셈이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회복하는 입가 건강의 비밀
입술 주변 트러블을 예방하려면 피로를 줄이고,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습관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는 기본이다. 또한 매일 꾸준히 과일, 견과류, 녹황색 채소를 섭취해 비타민 B군을 보충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가벼운 명상이나 산책, 스트레칭이 몸의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면역 균형을 되찾는다.
입술 보습제 선택도 중요하다. 자극적인 성분보다는 시어버터, 호호바오일 등 천연 보습 성분을 사용한 제품이 적합하다. 피곤할수록 ‘침 바르기’는 피해야 한다. 침은 일시적으로 촉촉하게 느껴지지만 증발하면서 오히려 피부 수분을 빼앗아 트러블을 악화시킨다.
입술 주변이 부르트는 것은 단순히 건조해서가 아니다. 몸이 피로와 영양 불균형, 면역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경고다. 반복적인 입가 트러블이 나타난다면, 그 순간이 바로 생활습관을 점검해야 할 때다.
충분한 휴식,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만으로도 입가 건강은 놀라울 만큼 회복될 수 있다. 작은 부르트가 알려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