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보다 9천 년 앞섰다, 아시아서 세계 최고(最古) 미라 발견 충격

1만4천 년 전의 비밀, 베트남 항무이 동굴이 밝힌 인류 최초의 미라화 흔적

사랑과 기억의 본능, 죽은 이를 지키려는 인간의 오래된 욕망

장례문화의 기원을 다시 쓰다, 인류 문명사에 남을 대발견

국제 공동 연구진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1만4천 년 전 인위적 미라화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연관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삼랑뉴스

 

 

이집트의 미라가 인류 장례 문화의 시초로 알려진 통념이 무너졌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1만4천 년 전 인위적 미라화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 약 7천 년 전 칠레 친초로 문화보다 무려 9천 년 이상 앞선 기록이다.

 

연구는 호주국립대, 베이징대, 도쿄대 등 국제 학계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특히 베트남 북부 항무이(Hang Muoi) 동굴에서 출토된 성인 남성 인골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약 1만 4,027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류가 이미 이때부터 체계적인 시신 보존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베트남 북부 항무이(Hang Muoi) 동굴에서 출토된 성인 남성 인골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약 1만 4,027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연관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삼랑뉴스

 

훈연(燻煙) 미라화 기술, 아시아 고대인의 장례 지혜였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훈연 미라화(smoke mummification)’라는 독특한 장례 기법이다. 고대인들은 사망자를 웅크린 자세로 묶어, 저온의 화염과 연기에 장기간 노출시켜 수분을 제거했다. 직접 화장하지 않고 오랜 시간 연기를 쐬어 시신의 부패를 억제하는 방식이었다. 연구진은 조사된 인골의 84%에서 장시간 건조 흔적을 발견했으며, 일부 뼈에서는 연기에 그을린 미세한 탄화 자국이 확인됐다.
 

이는 자연적 건조가 아니라 의도적 미라화 행위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열대 기후에서 시신이 빠르게 부패하는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로 해석된다. 호주국립대의 고고학자 데미안 에번스 박사는 생명을 기리는 문화적 행위였다며 이집트보다 수천 년 앞서, 아시아인들이 시신 보존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은 인류사의 큰 전환점 이라고 밝혔다.

 

사랑과 기억의 본능, 죽은 이를 지키려는 인간의 오래된 갈망

연구를 이끈 베이징대 샤오춘 박사는 ‘이 미라화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감정에 있다’고 말했다. 시신을 연기에 노출시켜 오랫동안 함께하려는 행위는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두려는 인간의 본능적 갈망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 파푸아뉴기니의 일부 부족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방식의 훈연 장례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을 천장에 매달아 연기 속에서 말리며, 마을 사람들은 수개월 동안 그 곁에서 노래하고 대화를 나눈다. 이러한 전통은 죽음을 단절이 아닌 ‘지속된 관계’로 받아들였던 인류의 정서적 문화를 보여준다. 

 

앙카라 빌켄트대의 엠마 베이살 교수는 ‘이번 발견은 고대 수렵채집 사회가 단순히 생존만을 추구한 집단이 아니라, 죽음을 둘러싼 철학과 감정을 지녔음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전역이 인류 미라문화의 원류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보다 9천 년 앞선 이 미라의 발견은 ‘인류가 언제부터 죽음을 기억하기 시작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역사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연관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사진 = storyblocks

 

장례문화의 기원을 다시 쓰다' 인류 문명사에 남을 대발견

이번 연구 결과는 장례문화사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발견으로 평가받는다. 이집트나 남미 지역처럼 건조한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보존된 사례가 아닌, 인간이 의도적으로 미라화를 시도한 가장 오래된 증거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향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일대에서 추가 발굴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과 중국 윈난 지역에서도 유사한 인골 흔적이 보고되고 있어, 아시아 전역이 인류 미라문화의 원류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보다 9천 년 앞선 이 미라의 발견은 ‘인류가 언제부터 죽음을 기억하기 시작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역사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작성 2025.11.08 13:51 수정 2025.11.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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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