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어느 막걸릿집에서
부산에 볼일 있어 왔다는
객지의 어느 여류 시인
지금 내 나이에 5시까지
근무는 사치스럽다나
부산에서 가장 불쌍해 보이는
술집을 찾자고 했다
그곳에서 막걸리 잔에
매달려 있을 인생을
찾아 보자카나 뭐라카나
동래역 근처 어느 막걸리집
비라도 내리면 천정에서
빗방울이 통곡할 듯하고
바람 불면 문짝이 버티고 버텨
문틀 빠지는 것이
오히려 수월해 보이는 집
불판 떠난 파전
접시에서 열 식히고
간장에 입맞춤 짭조름하게
두부랑 김치랑 어깨동무
젓가락 찌르며
잔을 뒤집어도 인생은
온데 간데 없고 손님으로
꽉 들어차 있었건만
그 술집 주인장은
한가하기만 했다
4인용 탁자 두 개뿐이었으니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