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의 시] 대봉감

김태식

 

대봉감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홍빛 상처

 

꽃잎 맺힌 날부터 

헤아릴 수 없는 횟수의

바람에 날리고 물매를 맞으며

꽃봉오리 포장을 벗겼다

 

늦가을 첫서리 내리면

단단한 주홍빛 시위대가

거실로 걸어 들어와

물렁한 휴식 즐긴다

 

이것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탄식하는 이맘때 쯤이면

끊이지 않는 주홍빛

선율의 함성이 된다

 

친구의 농장에서 출산한

주홍빛 봉우리가 하나 둘

이제 막 문을 여는 

겨울의 경계를 넘어 온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홍빛 상처를 안고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

 

작성 2025.11.25 11:33 수정 2025.11.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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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