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종말과 대화의 시작: 구글 'AI 모드' 전면화가 던지는 함의

검색의 종말과 대화의 시작: 구글 'AI 모드' 전면화가 던지는 함의 

 

 

 

 

 

 

 

 

 

 

 

 

 

 

 

 

 

 

 



 

 

 

 

 

 

 

 

 

 

 

 

 

 

 

 

 

2025년 12월 4일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2025년 12월, 우리는 인터넷 역사상 가장 거대한 지각 변동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구글이 모바일 검색 환경에서 '검색창'의 개념을 사실상 해체하고, 그 자리를 '대화'로 채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인터페이스의 변화(UI/UX)를 넘어, 

인류가 지식을 습득하고 정보를 탐색하는 인지 과정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 2일 구글이 발표한 'AI 개요(AI Overview)'와 'AI 모드'의 통합 테스트는,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왔던 '키워드 검색'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신호탄이다. 나노 AI 이론을 주창하며 기술의 미세한 흐름이 거시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연구해 온 필자의 관점에서, 이번 구글의 조치는 AI가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思考) 파트너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1. 키워드의 죽음, 그리고 맥락의 부활
지난 20여 년간 우리는 '구글링(Googling)'이라는 행위에 뇌를 최적화해 왔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문장이 아닌 단어를 떠올렸다. "이탈리아 여행 맛집"처럼 파편화된 키워드를 입력하고, 나열된 파란색 링크들 사이를 헤매며 정보를 조립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로비 스타인 구글 부사장이 밝힌 것처럼, 이제 사용자는 "어디서,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맞이했다.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생성한 요약이 뜨고, 그 즉시 대화형 후속 질문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정보 탐색의 주도권이 '사용자의 검색 능력'에서 

'AI의 맥락 이해 능력'으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이는 문학평론가의 시선으로 볼 때, '텍스트의 파편화'에서 '서사의 복원'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계적인 키워드 매칭이 아니라, 문맥과 의도를 가진 자연어 대화가 정보 획득의 기본값이 되는 것이다. 질문이 길든 짧든, 정제되지 않았든 상관없이 "떠오르는 모든 것을 

그냥 묻는" 행위는 인간 본연의 소통 방식에 가장 가깝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사용성은 가장 인간적인 형태로 회귀한다는 '기술의 역설'이 여기서도 증명된다. 

2. 제미나이와 나노 바나나: 기술적 특이점의 대중화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치열한 AI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AI가 '제미나이 3' 출시 등으로 거센 도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구글은 자사의 '제미나이' 생태계와 경량화 모델인 '나노 바나나'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11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 6억 5,000만 명을 확보하고, 

AI 개요 기능을 월 20억 명에게 노출시킨다는 구글의 전략은 압도적인 플랫폼 장악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연결의 매끄러움(Seamlessness)'이다. 기존에는 일반 검색과 AI 챗봇(AI 모드)이 분리된 탭으로 존재했다. 사용자는 자신이 '정보를 찾고 싶은지' 아니면 '대화를 하고 싶은지'를 먼저 결정하고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 테스트는 그 경계를 허물었다. 이는 필자가 연구해 온 

나노 AI 이론의 핵심인 '보이지 않는 기술의 침투'와 맥락을 같이한다. 기술이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져 사용자가 기술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때, 비로소 진정한 융합이 일어난다. 사용자가 아무 생각 없이 검색을 시작해도 자연스럽게 심층 대화로 이끄는 구글의 설계는 이러한 융합의 완성형에 가깝다. 

3. '대화 기반 탐색'이 교육과 연구에 미칠 영향
글로벌연합대학교 36개대학 인공지능 연구에 관여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기회이자 위기다.
학생들과 연구자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정보를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AI가 요약해 주는 핵심 정보를 바탕으로 곧바로 심화 질문(Follow-up questions)을 던질 수 있다. 이는 지식 습득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다. "이 이론의 정의가 뭐야?"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 이론이 현대 사회에 

미친 영향은? 반론은 무엇이지?"로 즉각적인 사고의 확장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정보의 큐레이션 권한이 전적으로 AI 알고리즘에 위임된다는 점이다. 검색 결과의 나열을 보고 사용자가 직접 판단하던 과정이 생략되고, AI가 "이것이 정답입니다"라고 요약해 주는 텍스트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위험이 있다. 검색과 챗봇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객관적 정보의 열람'과 '주관적 생성의 수용' 사이의 경계가 흐려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은 정보를 찾는 법이 아니라, AI가 제시한 대화의 맥락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4. 맺음말: 질문하는 인간(Homo Quaerens)의 시대로
구글의 'AI 모드' 전면 교체는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니다. 이것은 인류가 디지털 우주를 항해하는 방식이 '지도 읽기'에서 '내비게이션과의 대화'로 바뀌었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2025년 12월, 우리는 이제 검색창 앞에서 단어를 고르며 주저할 필요가 없다. 막연한 호기심 하나만으로도 지식의 깊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그 길을 안내하는 AI가 얼마나 편향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감시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인간의 몫이다.
기술은 나노 단위로 정교해지고, 서비스는 거대 언어 모델을 통해 방대해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압도적인 기술 앞에서 우리가 길을 잃지 않고, 주체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힘을 유지하는 것이다. 검색이 사라진 자리에 대화가 남았다면, 그 대화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AI가 아니라 질문하는 인간,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heir201933@gmail.com

작성 2025.12.04 07:23 수정 2025.12.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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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