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피카소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형태를 부수며 진실에 다가가 창조를 증명했던 예술의 혁명가, 파블로 피카소가 별이 되어 보내온 편지를 열어보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나는 형태를 부수며 진실에 다가가려 했던 사람, 파블로 피카소입니다. 나는 어릴 적 아버지의 폭정을 견디며 자랐고 가족들의 억압에 시달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불행이라는 덫에서 나는 벗어날 수 없었지만 나는 오히려 가족이라는 덫을 예술의 불쏘시개로 쓰며 내 열정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 불렀지만, 나는 늘 보이는 것 너머를 견디지 못한 불안한 인간이었습니다. 세상이 하나의 얼굴만을 요구할 때, 나는 열 개의 시선을 꺼내 사물을 다시 태어나게 했지요. 나의 고난은 가난에서 시작해 끊임없는 의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젊은 날의 푸른 그림들에는 배고픔보다 깊은 존재의 허기가 담겨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감각을 붙들기 위해 나는 캔버스 위에서 끝없이 싸웠습니다. 성공의 원동력은 재능이 아니라 파괴였습니다. 기존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면서도 그 틀을 과감히 깨뜨리는 용기, 나는 그것을 예술이라 불렀습니다.
맞아요. 나는 오만했고 나르시시즘으로 나를 철벽친 인간이었습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예술을 덮곤 했습니다. 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우월하며 소중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그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나는 많은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여성들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예술적 영감이 떠올라 신나게 그림에 몰두할 수 있었지요. 그 여성들은 정신이상과 자살 등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습니다. 누군가는 여자에게 가한 악행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키도 작고 미남도 아니었지만, 내 주변에는 늘 여성들이 꼬였습니다.
나는 사랑받았고, 사랑을 주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마음을 다치게 했습니다. 그 책임은 영혼이 된 지금도 나를 따라옵니다. 별이 되어 돌아보니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은 자유의 이름으로 타인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표현의 대가는 언제나 인간성으로 지불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그대여.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익숙함에 안주하는 순간 감각은 늙어버립니다. 그러나 파괴 뒤에는 반드시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부수는 손보다 다시 잇는 손이 더 오래 기억됩니다. 그림은 발전적인 단계를 거쳐 완성에 다가가야 합니다. 매일 새로운 것이 생겨야 합니다. 그림은 추가의 결합입니다. 그러나 나에게 회화는 파괴의 결합이었죠. 나는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파괴했지만 결국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 곳에서 빼낸 빨간색이 다른 곳에서 나타날 뿐이었습니다.
그대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대의 시선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아요. 다름은 결함이 아니라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가능성입니다. 그대가 보는 방식 그대로 세상을 다시 그리세요. 나는 이제 형태도, 색도 없는 자리에서 그대의 용기를 바라봅니다. 그대가 틀을 깨는 순간마다 나는 또 한 번 캔버스를 얻습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붓을 드세요, 그것이 붓이 아니라 삶의 붓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안전한 선을 권하지만, 예술과 인생은 늘 선을 넘는 자에게 숨을 엽니다. 깨진 조각처럼 보이던 순간들이 훗날 하나의 얼굴을 이루듯, 그대의 혼란 또한 언젠가 하나의 진실이 될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요. 나 역시 수없이 부서지며 나만의 형태를 얻었습니다. 그대가 오늘 조금 낯선 색을 선택한다면, 내일의 세계는 그만큼 더 넓어질 테니까요.
부서짐 속에서도 창조를 믿었던 마음으로, 별이 된 피카소로부터.
이 편지가 그대에게 잘 전달되었겠지요. 이 편지를 덮는 순간에도 그대의 마음 한켠에 남은 작은 울림은 그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는 영혼지기 ‘자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