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도에서 피어나는 미래형 로컬마켓, ‘데이스트 엠마켓’의 재발견
과거 조선소의 불빛이 도시를 물들였던 부산 영도. 그 철과 용접의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이제는 음악과 대화, 예술의 향기가 번진다.
2025년 12월, 블루포트 2021 일대에서 열리는 ‘데이스트 엠마켓(Dayst M-Market)’은 그 변화의 상징이다.
“영도의 맛과 미식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과거 산업의 섬이었던 영도가 문화·기술·지속가능성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타 복장을 한 사람들, 수공예품과 베이커리, 친환경 소품들이 모여 하나의 미래도시를 연상케 한다.
행사가 열린 ‘블루포트 2021’은 과거 창고와 공장으로 쓰이던 공간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예술가, 디자이너,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거점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열리는 ‘데이스트 엠마켓’은 단순한 플리마켓이 아니라, 로컬 브랜드의 실험장이자 지속가능한 도시의 프로토타입이다.
조명, 음악, 미디어아트, 업사이클링 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폐공장이 도시의 심장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을 연출한다.
이번 엠마켓의 가장 큰 주인공은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다.
수공예 디자이너, 3D 프린터 공예가, 로컬푸드 셰프, 그리고 환경 스타트업까지 —
그들은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영도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조자다.
SNS를 통한 실시간 홍보와 QR결제, 친환경 포장, NFT 기념품 등,
이들은 디지털 세대다운 방식으로 로컬경제의 미래 모델을 구현했다.
엠마켓의 모든 운영은 ‘제로 웨이스트’ 정신으로 이루어졌다.
플라스틱 대신 종이·대나무 포장재를 사용하고, 재활용품을 활용한 설치미술이 곳곳에 전시됐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회용품을 줄이고, 기부와 순환경제에 동참했다.
특히 “나눔의 테이블”이라는 공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교환하는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엠마켓’은 단순한 소비의 장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문화 운동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영도구청은 이번 ‘데이스트 엠마켓’을 계기로 ‘로컬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2026년까지 영도 전역에 문화공방, 로컬 브랜드 허브, 친환경 카페 거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 사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 전환 전략의 일환이다.
영도는 더 이상 낡은 산업의 기억 속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 이곳은 예술, 기술, 사람, 자연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도시 생태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데이스트 엠마켓’은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가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미래의 도시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본다.
청년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과 시민의 참여가 모여, 낡은 도시를 새롭게 쓴다.
영도의 실험은 분명 대한민국 로컬경제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엠마켓의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