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도 잘 알려진 조선 후기 문인 임연 이양연(1771-1853)의 문집 ‘야설’에 수록된 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와 대비시켜 미국의 굴지의 사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식’으로 불리는 생활신조와 지침을 생각해 본다. 이 ‘아마존 식’이란 다른 사람이 이미 걸은 길이 아닌 자신의 독자적인 길을 독창적으로 개척한다는 것이다. ‘난 별난 사람’라는 자긍심이요 자부심이다. 이는 ‘실제로 실용적인 필요를 충당할 때 느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마술적인 성취감’이란 뜻이다.
‘하늘의 별을 따겠다고 할 때 이는 참으로 도전적인 모험이 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직원들에게 범용하고 열등한 용렬함을 기피하라는 근무 작업 지침을 세웠다. 따라서 많은 직원들이 마음을 크게 먹고 아직 우리가 가능성의 표면조차 건드리지 못한 상태임을 절실히 실감하는 일이다. 이를 한 마디로 줄인다면 우리말로는 ‘별을 봐야 별을 딴다’고 영어로는 ‘모험 없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가 되리라. 그러니 인생은 모험이고, 사랑은 모험 중의 모험이어라!
1970년대 젊은 시절 읽고 기억에 남는 글 하나가 있다. 한국어로도 번역 소개되어 잘 알려진 버트런드 러셀의 자서전 서문 ‘뭘 위해 내가 살아왔나’에 나오는 말이다.
“세 가지 단순하나 압도적으로 강렬한 열정이 내 삶을 지배해 왔다. 사랑과 지식과 인류가 겪는 고통에 대해 견디기 힘든 연민의 정이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고, 지식이란 진리탐구이며, 연민이란 인류애를 뜻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우리 링컨이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 한 말을 음미해보자.
“어떤 여인이 나와 운명을 같이 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 그 여인을 행복하고 만족하게 해주리라. 이렇게 하는데 실패한다면 이보다 더 날 불행하게 하는 일은 없으리라.”
우리 김구 선생님의 말씀도 되새겨보자.
“커다란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 사랑의 문화와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더불어 인류 전체가 의좋고 즐겁게 살도록 하자. 네 인생의 발전을 원하거든 너 자신의 과거를 엄하게 스스로 비판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덕을 쌓고 네 앞날을 개척할지어다. 마음속의 3.8선이 무너져야 땅 위의 3.8선도 무너질 수 있다.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으로도 충분히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인류가 불행해지는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며, 사랑이 부족한 까닭이다. 개인의 자유를 주창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 자기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그런 자유가 아니라,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살게 하는 자유이어야 한다. 또한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여야 한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보람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들인 것이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든 일은 내가 앞서 행하니 그것은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이는 사랑하는 자가 잘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이 추구했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그런 것이다.”
앞에 인용한 러셀의 ‘뭘 위해 내가 살아왔나’를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 아닌가. 우린 모두 하나같이 사랑의 구도자라면 말이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