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 도심에 다시 문화의 흐름이 이어진다. 한동안 비워졌던 옛 제천메가박스 건물이 올 12월 ‘제천문화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며, 도심 속 문화 기반을 재구축하는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시설 재개장이 아닌 ‘문화 기능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개관은 기존의 극장 기능을 되살리면서도 전시·영화·공연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복합문화 플랫폼 구축 과정의 첫 단계다. 특히 그동안 외곽으로 분산되거나 축제형 행사로만 소비되던 문화 경험을 시민 생활권 중심으로 다시 끌어오겠다는 기획 의도가 공간 구조 전반에 반영됐다.
1층은 지역 작가 전시, 기획 전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꾸려진다. 이는 관람 중심의 폐쇄형 전시실이 아닌 ‘들러보고 머무는 공공 문화 살롱’ 형태로 조성된다.
2층은 영화관으로 활용돼 도심 영화 관람 문화를 다시 복원한다. 기존 상영 시설의 장소성을 이어가되 상업 상영에 국한하지 않고 독립영화, 지역 문화 콘텐츠, 영화제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천의 영화문화 자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3층은 오는 2026년 복합공연장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공연, 강연, 음악 행사 등 다양한 형식을 담아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전시·영화·공연이 하나의 문화 동선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완성된다.
제천은 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비롯해 문화적 기반이 축적된 도시이지만, 일상에서 접근 가능한 도심형 문화 시설은 한동안 부재했다. 제천문화극장은 이 공백을 단순히 메우는 수준을 넘어, 시민이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운영법인 관계자는 “제천문화극장은 과거 극장이 단순 영상 상영 공간이었던 역할을 넘어서, 시민이 문화 속에서 체류하고 경험하고 참여하는 생활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12월, 제천문화극장이 문을 연다. 돌아오는 것은 단지 영화관이 아니라 멈춰 있던 도심 문화 생태계의 흐름이다.